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2003.10.12 23:16

가을 비

조회 수 2454 추천 수 23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눈이 시리도록 푸르디 푸르던 10월 초순의 하늘이
오랜 만에 구름으로 가득하였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잠시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물끄러미 구름이 몰려오는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불순한 여름 일기와 태풍 매미로 인해
수확량이 급감하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들녘은 누런 황금빛으로 물들어
여기저기 콤바인의 분주한 몸놀림을 따라
알곡들이 부대에 담겨지고 있습니다.

붉게 물들었던 고추들도 이제는 다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에 붙은 고추잎들은 만지면 바삭바삭 소리가 날 정도로
마르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콩은 콩대로, 기장은 기장대로
열매를 맺는 것들마다
아낌없이 제가 힘써 맺었던 것 모두를 다 나눠주고
그렇게 가을 바람을 따라 꺽이고
바스라져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산 낙엽송 끝자락이 예쁘게 물들어가는 10월 중순에 하늘은
제 할일을 다하고는 꺽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듯
그렇게 소리없는 비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후일 내 삶이 다하는 날에도
바스라지는 낙엽들처럼
내님 예수의 피빛 붉은 흔적으로 가득하기를
마침내 내 주님 나를 부르실 그날에는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아 주시던
주님의 따스한 손길만으로 만족하리니....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밖에 나의 사모할 자 없나이다(시73:25 )

  1. No Image 07May
    by 무익한 종
    2003/05/07 by 무익한 종
    Views 2378 

    비내리는 겨울 오후 (03.1.17)

  2. No Image 25Aug
    by 원영기
    2004/08/25 by 원영기
    Views 2378 

    [re] 초란 두 개와 물고추

  3. No Image 05Mar
    by 무익한 종
    2009/03/05 by 무익한 종
    Views 2389 

    선교사님들과

  4. 늙으신 아버님

  5. 콤바인

  6. No Image 24May
    by 무익한 종
    2003/05/24 by 무익한 종
    Views 2415 

    요즘 하는 일들

  7. 5월 비오는 날의 풍경

  8. 사무엘이 죽은 이후

  9. No Image 07May
    by 무익한 종
    2003/05/07 by 무익한 종
    Views 2440 

    성령의 운행하심 (02.11.27)

  10. 고추밭 풀들을 없애고

  11. No Image 12Oct
    by 무익한 종
    2003/10/12 by 무익한 종
    Views 2454 

    가을 비

  12. No Image 22Feb
    by 무익한 종
    2009/02/22 by 무익한 종
    Views 2461 

    많이들 어려우시지요? 하지만 더 어려울거예요

  13. 매미

  14. No Image 24Dec
    by 무익한 종
    2008/12/24 by 무익한 종
    Views 2496 

    운남 골짜기에서

  15. No Image 25Jan
    by 무익한 종
    2012/01/25 by 무익한 종
    Views 2531 

    귀농

  16. No Image 21Oct
    by 무익한 종
    2003/10/21 by 무익한 종
    Views 2533 

    말목을 뽑으며

  17. No Image 14Mar
    by 무익한 종
    2009/03/14 by 무익한 종
    Views 2551 

    쓴나물처럼

  18. 집이 거의 끝나갑니다.

  19. No Image 02Feb
    by 무익한 종
    2009/02/02 by 무익한 종
    Views 2574 

    사랑하는 제자들을 만나러 갑니다

  20. No Image 25Sep
    by 무익한 종
    2011/09/25 by 무익한 종
    Views 2577 

    기도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