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조회 수 3143 추천 수 158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주 전에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아 마을은 어느 곳이나 하얗습니다.
바람도 매서워 양계장까지 가노라면 볼이 바늘로 찌르듯 아픕니다.
일을 다 마치고 눈 덮힌 산과 논을 바라보노라면
햐얀 눈의 색깔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눈을 바라보다 시력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날 정도로 눈이 부십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저 대지는 짙은 초록으로 넘실거리다
가을 열매가 익을 무렵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살아있는 모든 것들로 춤추게 하더니
그 모든 열매를 아낌없이 다 나눈 후에는
마치 나무가 다 타고 나면 하얀 재로 변하듯
하얀 눈빛깔로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초록에서 붉음으로
다시 붉음에서 하얀색으로
아낌없이 나누고 가장 정갈한 색깔로 변하는 것을 보며
살아간다는 것,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배우게 됩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이 그리하였듯
저 이름모를 무수한 나무들이 그러하듯
땀흘려 열매를 맺고 또 그것을 다 나누고
한줌의 재로 변하여 가벼운 몸짓으로 주님 앞으로 나아가게 되기를
아니, 따사로운 햇살이 비취면
그 햐얌마저도 다 녹아 사라지듯
나는 사라지고, 없어지고 죽어지고
오직 예수 그분만이 만물 가운데 충만하시기를....
  • ?
    운남산골 2005.12.22 22:36
    나는 사라지고, 없어지고, 죽어지고
    그리고 오직 그분만이 만물가운데 충만해지시기를

    아침 빛살같은 깨우침 저도 묵상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 나귀와 사울 무익한 종 2004.10.18 2671
89 녹즙을 담고... 무익한 종 2003.09.18 2660
88 세상을 살리는 대안들 2007-01-14 무익한종 2007.09.27 2647
87 다녀오겠습니다. 1 무익한 종 2004.06.08 2632
86 벌써 7월이네요 1 무익한 종 2008.07.03 2627
85 네 분의 후보생들 무익한 종 2004.11.09 2620
84 비 내리는 날에 2007-08-13 무익한종 2007.09.27 2615
83 년말 수련회 무익한 종 2005.01.03 2612
82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1 file 무익한 종 2003.12.18 2596
81 고추를 땄어요 2 무익한 종 2003.08.15 2589
80 기도 32 무익한 종 2011.09.25 2577
79 사랑하는 제자들을 만나러 갑니다 무익한 종 2009.02.02 2574
78 집이 거의 끝나갑니다. 1 무익한 종 2004.05.16 2556
77 쓴나물처럼 무익한 종 2009.03.14 2551
76 말목을 뽑으며 무익한 종 2003.10.21 2533
75 귀농 2 무익한 종 2012.01.25 2531
74 운남 골짜기에서 무익한 종 2008.12.24 2496
73 매미 1 무익한 종 2004.08.17 2462
72 많이들 어려우시지요? 하지만 더 어려울거예요 무익한 종 2009.02.22 2461
71 가을 비 무익한 종 2003.10.12 2454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