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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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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집사님과 공동으로 빌린 밭에 고추를 심으며
성근 형제나 양김집사님이 하시는 밭들 보다 더 잘 기르리라
다짐했었는데 진드기와의 진득한 싸움에서 결국 쓰라린 패배를 맛보며
심은지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고추들을 거의 다 뽑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대신에 서리태 콩을 심었지요.
전집사님이나 저나 양계장 새로 짓는 일로 정신 없이 분주하기도 했지만
야심만만하게 시작한 일이 허무하게 실패로 중도 하차하다 보니
그 밭에 좀처럼 가기가 싫었습니다.
거의 3년을 무농약으로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밭이나 보니
풀들만 정말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오늘, 그 밭으로 가서 예초기로 제초작업을 하였습니다.
실패한 밭, 쓰라린 패배와 허무감을 안겨다 준 밭도
이렇게 정나미가 떨어지고 다시 가기가 힘이든데
내 주님은 맨 마지막에 아담을 만드시며
하나님의 형상 대로, 하나님의 모양을 따라 온 정성을 다해 만드시고
그에게 에덴을 맡기셨는데
그에게 예쁜 아내도 주셨는데
하나님과의 약속을 무참히 짓밟아버리고 배반한 아담을, 사람을
어찌 이리도 사랑하실 수 있는 것인지.
삼손의 머리카락을 다시 자라게 하시던 내 주님
두려움으로 가득찬 다락방을 찾아와 주시던 내 주님
못자욱난 그 손을 보이시던 인자한 그 눈빛이
풀 베는 내내 눈 앞을 어른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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