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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3.09.18 18:15

녹즙을 담고...

조회 수 2660 추천 수 2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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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지나간 후 여러 많은 분들이 안부 전화를 주셨습니다.
이토록 많은 분들의 애정과 기도로 공동체와 우리 마을이
무수한 태풍과 폭우 속에서도 안전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공동체는, 주님의 집은 결코 내 힘으로 혹은 우리만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분들의 기도와 사랑
헌신으로 세워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감사를 드리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이번 주에는 서울에서 섬기리 식구 4분이 오셔서 함께 고추를 수확했습니다.
지난 봄에 내려오셔서 고추를 심으신 분들이다 보니
고추를 따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도 연신 웃으시며
고추의 고운 붉은 빛을 칭찬하시고
심은 것들이 열매 맺은 것으로 인해 신기해하고 감사하였습니다.
수확도 많아 다들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이튿날 고추를 수확한 밭에 약을 주는데
으름으로 만든 녹즙,
당귀와 계피와 마늘 그리고 감초로 만든 한방영양제
고등어로 만든 생선 아미노산
소와 돼지뼈로 만든 칼슘
유정란 껍질로 만든 수용성 칼륨
참깨를 태워서 숯을 만들고 그 숯에서 추출해 내는 인산
현미 식초에 미네랄 그리고
쌀뜨물에서 추출하여 우유로 확대배양한 유산균까지
골고루 조제하여 밭으로 가지고 나가는 걸 보시고는
다들 놀라워 하셨습니다.

수확한 고추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신기한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고추를 이상하게 심는다고,
비닐 멀칭도 하지 않았다고,
거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제초제에 농약도 한방울 쓰지 않는다고 다들 타박만 하시더니
막상 그러고도 곱게 물든 고추를 수확해 가져오자
다들 바라보며 한마디씩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더군다나 태풍 이후로 탄저병이 고추밭마다 찾아왔는데
병을 앓지도 않으니 무슨 이유냐고 자꾸만 물으십니다.

그렇지만 다 마음에 들거나 모두 잘 된건 아닙니다.
예상한 것보다 키가 안자랐고 수확량도 마을 사람들 보시기엔 많지만
제가 예상한 것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어서 그 이유와 원인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분석하는 중입니다.

어제는 쑥으로
오늘은 비를 맞으며 산에 올라가 으름을 잔뜩 따왔습니다.
3사람이 약 30kg을 땄는데 몽땅 녹즙을 담아 두었습니다.
내년에 농사지을 재료를 지금부터 준비하는거죠.
부근에서 양계 하시는 분을 찾아가
계분을 싼값에 구하기로 약조하였습니다.
올해 제대로 못한 것 중에 하나가 거름인데
지금부터 미리 준비하고 잘 부숙을 시켜서
논과 밭마다 정량을 골고루 뿌려주어 내년에는
더 좋은 결실을 맺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땀흘리고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선한 열매들이 맺혀지면 그걸 또 이웃과 나누고
선한 지식들로 사람을 양육하는 일
그리하여 제 3 세계의 청년들에게
먹거리를 생산하는 선한 지식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을 함께 가르치고
전하여 주님 오실 길을 예비하는 것
그것이 저의 부르심이요 우리 공동체의 부르심입니다.

녹즙을 다 담고 흐르는 시냇물에 손을 씻으며
복음이 생명이 저렇게 이 땅과 열방을 향해 흘러가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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