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제자들과

by 무익한 종 posted Feb 07,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침에 부시시한 얼굴로 버스에서 내려 숙소로 들어오니

김치와 된장국 아침을 마마가 준비해 주셨습니다.

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얼른 먹고는 샤워를 하고 옷을 일단 갈아입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운 제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옮겨 아침 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2003년에 처음 만났던 추타오, 대산, 고산, 롱팡 그리고 그들이 세운 교회의 제자들인

윈윈, 쓰스, 양러 그리고 또 그들이 양육한 위롱, 차오윈, 팡팡 등 50여 명의 20대 청년들이

좁은 방에 가득 모여 있었습니다.

나는 이들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서로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지만 나를 끌어안는 그들의 손길에

한없는 사랑과 존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도 눈에 눈물이 그렁거립니다.

새벽부터 10시가 넘는 늦은 밤까지 다시 나흘 동안 쉼없이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시골에서와 달리 이곳에서는 마음껏 찬양을 할 수 없고 소리내어 큰 소리로 기도도 할 수 없습니다.

말씀을 나누고 기도를 할 때마다 자꾸만 아이들의 기도소리가 커지는 것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위험한 일이기에 소리를 속으로 삼키며 그렇게 기도하고 찬양합니다.

누가 문을 두드리면 일순간 모든 소리를 죽이고 문을 주시합니다. 누군지를 알고 나면 다시 말씀을 전합니다.

지난 07년에 가장 심하게 고난을 당했던 추타오는 아직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눈가가 자기도 모르게 떨립니다. 문소리가 나면 제일 두려워합니다.

사단의 세계통치전략에 대해,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승리에 대해 그리고 성령님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 또 나누었습니다. 처음 온 제자들은 질문도 많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이면

늘 누군가가 다가와 성경을 펴고 질문을 합니다.

말씀을 전할 때면 모두가 노트에 필기를 하고 정리를 합니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내 몸짓 하나 말 한마디에도 시선이 따라옵니다.

토요일 저녁 마지막 말씀을 나누며 나는 다시 순교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분의 오실 길을 위해 생명을 구원하는 일을 위해 우리의 젊음과 청춘을 드리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도회를 하는데 모두가 통곡을 하였습니다. 나도 울고 아이들도 울고

예수님이 제자들을 보내시며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다고 하신 말씀을 나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마음 아프시고 힘드셨을지도 알겠습니다.

그들을 보내시고 돌아서서 산으로 가셔서 주님이 얼마나 우셨을지도 알겠습니다.

그러나 육을 위해 살지 않고 영을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살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는 길이 영생의 길이기에

비록 고난이 핍박이 배고픔이 있더라도 그길을 가야합니다.

 

나는 제자들을 사지로 보내는 못난 스승입니다.

그들 뒤에서 울고 있는 울보 스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