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2010.02.27 22:55

비를 내리십니다.

조회 수 313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흘동안 집에 칩거하고 조용히 몇 가지 일을 하였습니다.

공동체에게 주신 농업은 늘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공동체 식구들의 자립과 선교라는 것입니다.

둘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쌍둥이 혹은 그림자 같습니다.

선교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가 되는지는 먼저 공동체에서 실험되어지고

자립이라는 열매를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식구들을 보내시고, 또 새로운 가정이 더해지려는 올해

지금까지 해오던 양계만으로는 중과부적입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양돈을 시작하려는데 이 일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땅문제부터, 양돈은 워낙 악취가 난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일도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한 공동체 식구들의 동의를 구하는 일까지

그리고 재정적인 현실까지

그래서 사흘 동안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집을 새로 짓는 일입니다.

두 가정이 살 수 있는 집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양돈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집을 그리다 지치면 잠시 눈을 감고 눕습니다.

비몽사몽간에도 두 가지만 눈 앞에 어른거립니다.

 

이제 사흘의 시간이 흐르고 주일입니다.

주일이 지나 다음 주가 되면 나는 경마장의 말처럼 앞으로 뛰어갈 것입니다.

다시 이 밤 심호흡을 가다듬고 비가 내리는 먼산을 바라봅니다.

 

생각을 할 때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 사심들, 헛된 모든 것들을 먼저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나는 주님 그분의 발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아이처럼

나를 묵묵히 바라보시는 그분 앞에서 생각을, 그림을 펼쳐갑니다.

내가 위험한 곳으로 손을 내밀면 그분은 나를 바라보시다 손을 내미십니다.

내 눈 역시 그분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눈이 마주치면 나는 멈춥니다.

그리고 다시 그림을 지우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비를 내리십니다.

소리없이 내리며 대지를 적시는 비는

내 어깨를 쓰다듬으시며 수고하였다고 말씀하시는 그분의 음성처럼

부드럽게 내 영혼을 감쌉니다.

 

  • ?
    이재월 2010.03.02 19:24

    오래전에  경기도 양구  풀무원 농장 에서 양돈 농장을 견학 했는데 바닥에  톱밥이 깔려 있고  냄새는 전혀 없었습니다

    돼지가  너무 깨끗해  애완용  돼지 같더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 다시 빌린 밭에서 1 무익한 종 2005.04.24 3094
109 돌을 골라내며 무익한 종 2005.04.22 2857
108 난 저들도 사랑해 무익한 종 2005.04.14 2884
107 모판 작업을 하면서 무익한 종 2005.04.08 3133
106 마을이 뒤숭숭해요 1 무익한 종 2005.04.01 3060
105 부활의 몸을 보려거든 1 무익한 종 2005.03.28 2868
104 복음이 떡과 함께, 계란과 함께 1 무익한 종 2005.03.27 2880
103 나도 당신처럼 무익한 종 2005.03.18 2937
102 잘 다녀왔습니다. 무익한 종 2005.03.17 2803
101 평화원 개원식을 다녀와서 무익한 종 2005.02.24 3072
100 행복을 위한 조언들(펌) 무익한 종 2005.02.18 6508
99 양씨 어르신의 화해 1 무익한 종 2005.02.04 3970
98 그분의 말씀이 나를 살리고 1 무익한 종 2005.01.30 3119
97 로렌스 형제를 기억함 1 무익한 종 2005.01.24 3039
96 성토모 식구들에게 2 무익한 종 2005.01.22 3830
95 교회가 언제 세워지느냐구요? 무익한 종 2005.01.22 2863
94 무익한 종이라 1 무익한 종 2005.01.13 3997
93 이스마엘이나 살게 하소서 무익한 종 2005.01.04 3171
92 년말 수련회 무익한 종 2005.01.03 2612
91 행복한 나날들 무익한 종 2004.12.22 2870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