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큐티나눔

04

2011-Feb

<우짜노 - 최영철>

작성자: bona IP ADRESS: *.20.187.24 조회 수: 4993

어, 비 오네

자꾸 비 오면

꽃들은 우째 숨쉬노

 

젖은 눈 말리지 못해

퉁퉁 부어오른 잎

자꾸 천둥 번개 치면

새들은 우째 날겠노

 

노점 무 당근 팔던 자리

흥건히 고인 흙탕물

몸 간지러운 햇빛

우째 기지개 펴겠노

 

공차기하던 아이들 숨고

골대만 꿋꿋이 선 운동장

바람은 저 빗줄기 뚫고

우째 먼길 가겠노

 

시인 반칠환이 이 시에 대한 감상...

 

그는 세상만사 걱정도 가지가지이지만 저 ‘우짜노’를 들으니 세상이 환해지는 건 우짠 일인지 모르겠다

꽃잎, 새, 노점 할머니, 아이들, 바람마저 걱정해주는 저 오지랖에 눈이 맑아진다.

나는 세상사람 모두가 저런 ‘우짜노’를 연발했으면 좋겠다.

창문 밖 장맛비를 내다보며 정치인이, 군인이, 장사꾼이, 도둑놈이, 시인이 모두 손을 놓고

꽃잎 걱정,

풀잎에 매달려 빗방울 뭇매를 맞을 왕아치, 풀무치, 때까사리, 소금쟁이 걱정을 하다가

제가 정치인인지 사기꾼인지 도둑놈인지 시인인지 몰라

잠시 멍청해지는 그런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덕분에 전쟁광이 좀 손해보고,

무기상이 셈하다 갸우뚱하고,

도둑놈 장물 수입이 줄고,

시인은 시 한 편 더 건지는 그런 시간이 많이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9 사가랴의 믿지 아니함 bona 2012-01-18 4384
28 연한 순 예수님 file bona 2008-03-19 4418
27 성공한 듯 실패한 다윗의 모략 file bona 2008-09-19 4665
26 하나님을 알고 여쭙고 순종하기 또따뉘 2008-09-10 4781
25 어떻게 다윗이! bona 2008-09-18 4795
24 온전히 맡겨진 자 bona 2011-03-03 4862
23 지금 하십시오 file bona 2008-02-11 4978
» <우짜노 - 최영철> bona 2011-02-04 4993
21 사랑의 샘이 마르지 않도록 file bona 2008-02-05 5057
20 무정란의 사고와 유정란의 사고 file bona 2012-02-21 5154
19 의심을 마음닫음에서 신뢰의 마음열음으로 file bona 2008-09-17 5340
18 므비보셋 bona 2008-09-16 5362
17 바나나가 잡은 원숭이 file bona 2008-02-01 5381
16 Uniformity와 Unity bona 2010-08-04 5590
15 톨스토이 단편 <두 노인> bona 2012-03-17 5717
14 비교와 경쟁을 멀리하며 bona 2010-08-12 5749
13 온 땅이여 주를 찬양 + 1 bona 2008-09-12 5941
12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된 다윗 bona 2008-09-09 6919
11 자동차와 트랙터, 기계, 가정, 공동체 - 아미쉬 공동체 bona 2010-04-11 7071
10 하나님의 아킬레스 bona 2009-10-08 7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