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여기 보은에 내려온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기억을 되살리며 지금의 모습을 비춰봅니다.
작년 4월 8일, 보은읍내에 있는 기와집에서 강 목사님과 첫날밤에 있었던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수년동안 비어있던 집이다 보니 먼저 전화를 신청하고 집안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4월이었지만 날씨가 서늘해서 보일러에 물을 붓고 숯불로 연탄에 불을 지폈죠. 보일러는 너무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것이었고 물을 많이 채워야 방이 따뜻할 것이라 생각하고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부어도 부어도 계속 들어가는 것입니다. 연탄은 불이 잘 붙어 달아오르더군요. 물을 한참 붓다가 보니 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방바닥에 깔린 보일러에 연결된 파이프가 터진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생각 끝에 방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자기로 하고 매트리스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그렇게 첫날밤을 자연 물침대에서 보내게 된 것입니다. 춥긴 했지만 매트리스를 깔아서 그런지 편안한 밤을 보낼 수는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그 때를 생각하니 공동체를 향한 저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좋은 깨달음이 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방을 근본적으로 따뜻하게 하려면 방바닥을 깨야 한다는 것과 터진 파이프는 새것으로 깔고 다시 방바닥을 메워야 합니다. 그 다음에 물을 붓고 불을 지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일을 생각하면서 정말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깨달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곳에서 문제를 찾을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의 잘못된 것을 찾아 해결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저에게도 먼저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보다는 내면세계의 질서가 먼저 회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를 함께 세워 감에 있어서도 겉으로 보여지는 사업보다는 공동체 각 지체간의 관계 회복과 사랑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공동체로 모여 살기 위해 이곳 보은에 내려 온지 1년 6개월이 지난 오늘,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하나님을 느끼며 호흡하며 살아보자고 ... 공동체 생활을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어보자고 ... 귀여운 아들 동찬이, 딸 다정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보자고 ... 함께 공동체를 세워 가는 가족들에게 좋은 지체가 되어보자고 ...
지금도 대원리의 매미와 산새들의 맑은 소리는 대원리 온 하늘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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