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강동진 정미진
2011.04.14 22:59

등산

조회 수 200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깊은 산 속에서 사니까 산에 잘 올라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오히려 그렇지가 않았다. 산이 가파르고 오를라 치면 짐승들이 나올까봐 겁이 났었기 때문이다.

한 때 까르투시아 수도원 건설을 반대하는 금식 릴레이 기도를 하였었다. 바른 골을 개발하게 되면 황화철로 된 돌이 깨지면서 지하수가 오염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그 수도원이 바른 골 산 정상에 깊고 높은 성처럼 서 있다. 그 곳에 올라가는 길도 아주 잘 닦여지게 되었다. 덕분에(?) 요즈음 나는 등산을 즐기게 되었다. 시멘트로 되어져 있기에 경사가 매우 심한데도 오르는데 미끄럽질 않다. 내려올 때만 무릎이 좀 시큰거릴 뿐이다.

시카고에서 안식 기간 동안 거의 매일같이 공원을 걸었었다. 산도 없는 곳,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온통 하늘 옷자락에 덮이어 하늘을 보며 걸었었다.

 

이젠 온통 산자락에 둘러 쌓여 걷는다.

산 아래에선 봄바람이 매섭게 불어도 오르막길은 정말 고요하다.

나무들이 바람막이가 되어준다.

수도원에 다 다르면 꽤 높은 산 정상의 높이에서 이 산 저 산을 둘러볼 수 있다.

참 고요한 시간이다.

어느 날인가 소나무들을 보았다.

정말 가파른 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들, 그런데 대부분 곧게 서 있다.

“참 신기하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아하 쟤들이 하늘을 보고 있구나. 그러니 딛고 있는 바닥의 가파름이 문제되지 않고 똑바로 자라 높이 설 수 있는 것이구나.”

내 지나간 시간을 자주 떠 올린다.

다 지우고 싶은데도 어쩜 그리도 짙게 새겨져 있는지..

기억의 파편들이 팥죽처럼 튀어 오를라치면 마음이 뒤틀리고 아파온다.

그럴 때마다 이 고요한 길을 나서서 걸으며 고요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저 소나무들처럼 하늘만을 향하도록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늘만을 보노라면 내가 있는 곳이 아무리 가파르더라도, 내가 서 있는 곳이 위태하고 힘들어도 내 인생 길은 곧바로 서게 되리라 믿는다.

굽이굽이 드리워진 산자락들 모두 조용히 나를 보아준다.

가만히 있는 것 같은 그들이 내게 일러준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너희의 하나님 됨을 알 지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곳은 강동진,정미진 가족 게시판입니다. 4 9 보나콤 2003.07.24 27571
326 기아대책 훈련생 조한영 선교사 입니다. 36 민다나오 2012.10.29 13189
325 닭장 설계도 2 3 장사익 2012.05.04 8049
324 목사님께 여쭙니다. 2 23 개망초 2012.01.03 6020
323 More 사진들 - from Victoria and Patrick 1 file 김성수 2006.09.02 5924
322 안녕하세요 32 file 현석& 수진 2004.11.23 5774
321 캐나다에서 찍은 사진 1 file 강동진 2003.07.17 5615
320 목사님 조요섭형제입니다. 26 file 나단아빠 2013.05.20 5432
319 프랑스 예수님의 마을입니다. 예수님의마을 2009.12.21 4712
318 피아노 연주 - 강희원 4 11 bona 2010.01.09 4431
317 목사님 혹시 기억하실지...ㅎ 김성현 목사입니다.(고려신대원 농생모) 1 관기목장지기 2012.09.15 4365
316 톱질의 명수 강동진 목수 file 900 2007.10.28 4217
315 빙하에서 file 강동진 2003.07.17 4194
314 Letter from Toronto, Canada(2) 김성수 2003.11.15 4178
313 희원 14 file 무익한 종 2009.08.09 4176
312 목사님 관기교회 김성현 목사 입니다 2 4 관기목장지기 2013.01.25 4174
311 사랑의 집에서 file 보나콤 2003.07.20 4167
310 보나콤의 놀라운 비전과 사역의 꿈을 아프리카에 꼭 품고 싶습니다! 1 3 전천후 2013.02.01 4071
309 타카는 이렇게 ..... file 900 2007.11.16 3995
308 Thank you 희원 2 Yoonkee Beck 2008.05.17 398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