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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3.08.26 20:16

흐린 날에도

조회 수 3001 추천 수 30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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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attach/images/17193/18326/IMG_0469_1.jpg

날이 참 많이, 그리고 자주 흐립니다.

작물이라는 것이

뿌리에서 흡수하는 질소와

햇살을 통해 광합성 작용으로 흡수하는 탄소를 주성분으로

열매를 맺는 법인데

햇볕을 볼 날이 없으니 열매들이 제대로 자라고

맛이 제대로 들 리가 없지요.

게다가 비가 너무 자주 내리는 바람에

고슬고슬해야 할 밭 흙들이 늘 축축하게 논처럼 젖어 있다보니

밭에서 자라는 작물들 뿌리가 성할리가 없습니다.

탄저병에, 역병에, 각종 바이러스 병으로 어떤 고추밭들은

하나 성한 것없이 다들 말라 죽어버려

농민들 가슴도 병들어 쪼그라든 고추처럼

쪼그라들어버리는 듯 합니다.

 

그 와중에도 주님의 은혜로 우리 마을 고추들은 잘 자라주었습니다.

남들은 겨우 한번 혹은 아직 붉어지지도 않아 애를 태우는데

전 집사님 고추밭에서는 벌써 세 번째 고추를 따냈습니다.

제가 가꾸며 실험하는 밭에서는

고추심고 4번이나 풀을 멨는데도

돌아서면 풀들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흐린 하늘 아래

풀 숲이 된 고추밭에서도 고추는 붉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붉게 익은 고추는 오늘 고추따며 은경 자매가 한 말처럼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어느 화가도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매력적인 붉은 그 빛!!!

우리 주님은 참으로 신실하시고 놀라우신 분이십니다. 할렐루야!

 

내일은 이사오신 양집사님 부부도

고추밭으로 와서 거들어 주신답니다.

흐린 하늘 아래서도 고추를 익어가게 하시는,

온갖 질병들이 천지를 돌아다니며 고추밭을 망치고 있어도

보호하시고 지키시는 신실하신 주님을 묵상하며

다시 비 내리는 하늘을 한참을 올려다 본 오후였습니다.

  • ?
    이웃 2003.08.26 21:46
    전 하늘을 무심히 바라볼 때가 많아요..그중 지는 해와 하늘..석양을 제일 좋아하죠..
    전 마음속에 공허함이 가득할때 자주 보게되더라구요..목사님은 하늘을 바라보시며 어떤 맘으로 보시는지요..혹 그 하늘 아래에 혼자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는건 아닌지..
  • ?
    무익한 종 2003.08.28 23:05
    성철아 사진에 음악까지 꾸며줘서 고맙다
    이처럼 너의 삶이 나에게 참 큰 힘이 되는구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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