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조회 수 2846 추천 수 2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드디어 양계장 닭들이 알을 낳기 시작하였습니다.
>산란장을 청소하다가 초란을 두 개 발견하고
>아침 일찍 전화를 한 성철 형제의 목소리는
>몹시도 들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렵사리 결심하고 귀농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이 양계였거든요.
>밤새워 책읽고 공부하면서
>잘하는 양계장을 몇군데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한 후에 직접 양계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있는 돈, 없는 돈 박박 긁어 모아
>만든 계사에 병아리를 입추해놓고 기다린 기간이 벌써 4개월이 지났는데
>그 결과 작지만 앙징맞은 초란 두 개를 보았으니
>따뜻한 계란의 느낌이 오죽 감격스러웠겠습니까
>
>그런데 저는 오늘 다시 고추밭으로 나가서 아직 못딴
>고추를 따려고 하는데 며칠 동안 계속된 비로
>풀은 다시 볼썽사납게 자라 있었고
>붉디 붉은 고추들은 때가 지나 하얗게 탈색하거나
>물고추가 되어 손으로 잡으면 아래로 툭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한 나무에 거진 15개에서 20개 정도의 붉은 것들이 이미 열렸는데
>게으름으로 때를 놓쳐 잘 익은 것들을
>허사가 되게 한 것입니다.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
>첫 열매들은 얼마나 실하고 듬직한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 크고 보기 좋게 익은 것들을 그냥 떨구는
>고추나무의 심정이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옆에 자란 풀들을 뽑아주고, 흙을 매만져 주는 것으로 달래주었습니다.
>
>혹이나 이후에 내가 미처 전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아
>바깥 어두운 곳으로 떠밀려 나갈 영혼이 생각나
>해가 다 지기까지 고추밭에 머물며 내내 간절히 간구하였습니다.
>이름을 떠올리고,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의 영혼의 때가 늦지 않기를......
>주님 오실 그 때에 기름이 떨어지지 않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0 행복을 위한 조언들(펌) 무익한 종 2005.02.18 6504
329 컨테이너와 골함석 1 무익한 종 2005.05.18 6260
328 땅콩을 심으며 25 무익한종 2012.05.04 6196
327 2003년 4월 13일 예배 김용수 2003.04.22 5182
326 행복한 하루 1 무익한 종 2005.08.23 4935
325 흠모할 만한 것이 하나 없는 내 주님 같은 마을이여 1 무익한 종 2005.06.02 4627
324 고장난 트랙터 무익한 종 2003.05.02 4585
323 수술을 받고 나서 무익한 종 2003.05.02 4403
322 공동노동 무익한 종 2005.06.23 4339
321 건축을 시작하며 1 4 무익한 종 2006.03.10 4334
320 올해 고추 농사 1 무익한 종 2005.11.05 4269
319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 (02.5.22) 무익한 종 2003.05.07 4208
318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무익한 종 2004.11.13 4157
317 무익한 종이라 1 무익한 종 2005.01.13 3993
316 오직 믿음으로 무익한 종 2006.10.27 3982
315 꽃이 피어요 봄꽃이 무익한 종 2003.05.02 3975
314 양씨 어르신의 화해 1 무익한 종 2005.02.04 3966
313 캄보디아여 일어나라 2 무익한 종 2010.02.17 3917
312 무슨 농사를 이렇게 짓습니까? 1 무익한 종 2004.09.29 3884
311 나는 날마다 죽노라 2 무익한 종 2008.07.31 38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