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칠 년이래요

by 무익한 종 posted Dec 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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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이 왠만큼 마무리가 되고 난 후로
요즘 하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손님들을 영접하는 일입니다.
공동체를 만들고 함께 살기를 소망하시는 분들
농촌과 농업에 대한 관심을 가지신 분들 등
다양한 분들이 공동체를 방문하십니다.

혹 제가 손님들을 영접할 순서가 되어 맞이하게 되면
우리가 사는 집들, 버섯사, 양계장 등 저희 농사하는 것들을
구경시켜 드리고 차 한 잔을 마시며 궁금하신 것들에 대해 답을 해 드립니다.

오늘도 청년들 한팀, 또 다른 한팀이 다녀가셨는데
공교롭게도 제가 다 맡아서 안내를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공동체로 살기 시작한지도 벌써 꽤 시간이 흘렀네요
시작한지 7년 됐다고 하니까 다들 세월이 많이 흘렀다고 하시네요
저는 이제 겨우 7년 됐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손님들을 배웅해드리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주님, 벌써 칠년이 되었네요 하곤 웃었습니다.
하긴 올해 두 가정이 안식년을 다녀왔으니 시간이 제법 흐른거죠.
하지만 천년을 하루같이 여기시는 분이 우리 아버지라서 그럴까요
칠년을 수일같이 여긴 야곱의 영성 탓일까요
정말 저에게는 시간이 얼마 흐른 것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