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씨 어르신의 화해

by 무익한 종 posted Feb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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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세승 성도님, 몇 달 전에 세례를 받으신 성렬이 조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양씨 어르신은 하나님께 서운함이 많으신 분이셨지요.
마음이 병든 아내 고쳐보려고 백방으로 애쓰다
마을 교회에서 용한 목사 왔다고 해서 어렵사리 아내를 교회에 보내놨는데
며칠 집회 하는 사이, 가족들이 한눈 팔던 그 짧은 시간에
아내는 어디론지 사라져버리고 그게 끝이었습니다.
그후로 아직 어린 자식들 혼자서 키우느라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지요.
이런 양씨 어르신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은 늘 빚진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송구스러우시고, 안쓰러우셨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양씨 어르신 마음 달래시려 무던 애를 쓰셨습니다.
이 집안에 들어오는 며느리들 마다 믿음의 여인들을 보내셔서
효도받게 하시고, 송구스러워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해드리려 하셨습니다.
비록 가난한 살림살이였지만 자식들 건강하게 잘 사는 모습 보게 하시고
88세 남들 부러워할만큼 오래 사시도록 은혜도 배푸셨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에 잔설이 녹듯
지난번 세례드리려 찾아가서 우리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저는 하나님과 양씨 어르신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간의 앙금을 훌훌털어 버리고 그분의 못박힌 손을 붙잡으시는
양씨 어르신의 모습 속에서 잔잔히 흐르는 하늘의 평화를 보았습니다.
대장암에 걸리셔서 힘들어하셨지만
저는 그 아픔이 더 이상 아픔도, 곡함도, 죽음도 없는 하나님 나라로
양씨 어르신을 부르시는 주님의 초청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무시듯 편안히 주님의 품에 안기신 양씨 어르신이
이제는 주님 나라에서 그리도 보고싶었던 아내도 만나셨겠지요.
거기서 주님을 뵈올 땐 다시 한번 손이라도 마주 잡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