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언덕 위에 사는 사람들

by 무익한 종 posted Mar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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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작은 민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칼을 든, 활을 겨누는 거대한 집단들에게 쫓겨
두 발로 서 있기도 가파른
코와 입으로 거친 숨을 들이켜도 두통이 가시지 않는
비탈진 언덕 위로 숨어들어온 사람들
더 이상 쫓아오는 이들은 없어도
공기도, 부요도 풍요로움도 다 함께 빼앗겨
그들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평생을 살아왔어도
차마 다 떨쳐버리지 못하고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그 가난과 질병은 대물림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 두 끼 그것도 감자 두 알, 만두 하나로 끼니를
제 손으로 해결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그렇게 맑지만 않았어도
내 가슴이 이리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핼쓱한 젊은 아낙네의 미소가
등짐지고 가는 할머니의 쑥스러워하시는 얼굴이
어찌 그리 아름다울 수 있는지
차라리 아름다워 가슴은 더 미어지고
부는 바람을 따라 자꾸만 눈물이 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