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와 홍웨이

by 무익한 종 posted Sep 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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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고도의 대학생들과 말씀을 나누는 중


저 뒷자리에서 팔을 꼬고 고개를 옆으로 삐딱하게 하고 앉아


말씀을 듣던 법대생 차오, 그날 집회 끝나고 조용히 내게 다가와


당신이 불법을 행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며 묻던 그 아이


사흘 후에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나처럼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겠다던 차오


그 차오도 이번에 주도적인 인물로 찍혀


곳곳으로 쫓겨 다니다 길거리에서 끌려갔습니다.


그러나 차오는 그 모든 어려움의 상황 속에서도


힘차게 예수님에 대해, 교회의 적법성에 대해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다가 심한 고초를 당하고 풀려났습니다.


학교에서도 쫓겨난 차오는 지금은 더 먼 곳으로 들어가 교회를 개척하는 중입니다.


이번엔 직접 만나지 못하고 목소리만 전화로 들었습니다.


'차오'라고 부르는 내 목소리를 듣자 말자


울먹이며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급하게 말을 이어가던 차오.


차오는 신실한 주님의 제자로 서 있었습니다.


 


돌아오던 날 오후에 낡은 3륜차를 타고 한 마을 허름한 집을 찾아갔습니다.


귀신들렸던 누나가 나은 이후 이어서 귀신에 사로잡혀버린 홍웨이


집 앞에 있는 지하토굴이 포악하게 난동을 부리던 귀신들린 누이를 가두어 두던 곳이란


말을 들으며 집으로 들어가자


어지럽게 가재도구들이 늘려 있는 집 앞에 왜소하게 생긴 한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 얼굴과 머리카락은 때에 절어 있었고


누워서 똥과 오줌을 싸고, 그 옷을 또 그대로 입어 형용할 수 없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간 사람들이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해도 쳐다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홍웨이를 보는 순간 이 사람을 바라보시며


울고 또 울고 계신 내 주님의 미어지시는 마음이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다가가 홍의 머리를 잡고 기도를 시작하자


나도 모르는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습니다.


부둥켜 안고 엉엉 울고 또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다 눈을 뜨니 홍웨이의 목에 힘이 빠지고 나를 쳐다봅니다.


눈과 입에 미소가 떠 오르며


그 입에서 말이 흘러 나옵니다. '예수 워 아이 니'


얼마나 오래 길렀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로 긴 손톱에 때가 시커멓기에


가위를 가져 오게 하여 손톱을 잘라 주었습니다.


눈물이 그치지 않고 자꾸만 흘러내려 한참이 걸려서야 다 잘라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