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ce 이모에게

by 무익한 종 posted Jan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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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혹시 전에 제가 '원시인'이라는 모임에 대해 말한 적이 있나요?
대학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제 친구들의 모임인데
꾸밈없이 가감되지 않는 순박한 삶,
성경이 말씀하시는 그대로의 명령에 대한 순종을 간절히 소망하며
'원시인'이라고 이름을 붙였답니다.
지금은 제가 추장이구요
친구들은 다들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는 중이예요
한 친구는 독일에서 신약을 공부하고
한 명은 옥스포드에서 선교학을
예일에 있는 친구는 교회사를
보스톤에 있는 친구는 한국에서 동양학을 공부하고 거기서
조직신학을 공부하는 중이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친구는 상담학을 공부해요
다른 한 친구는 다일공동체에 있다가
저 처럼 공동체 하겠다고 시골에 내려와 있는 친구가 하나 있죠
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구요.

오랜 만에 이 친구들이 모였는데
밤을 꼴닥 새며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걸죽한 농담에 교회와 역사에 대한 진지한 대화까지
외국에서 느끼는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고뇌와 염려
갈바를 알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한국 교회에 대한 애증어린 대화를
나누며 소망없음에 대해 깊이 탄식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저나 자매님이나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주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내 속에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리심이 이루어지도록
끊임없이 말씀에 나를 쳐서 복종시키는 삶을 살아야 겠지요.
저는 이것이 선교의 첫번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 자녀, 내 가정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
이것은 다음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통치를 끌어드리는 일이라고 하겠지요
그래서 전 이것을 수직적인 선교라고 생각해요

다음으로 나와 동시대에 살아가는 복음 밖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왕되심과 주되심을 선포하는 것
이것은 수평적인 선교라고 전 생각하구요

마지막으로, 내가 사는 이 시대, 내가 사는 이곳의 정치, 경제, 문화 등등에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이 녹아들게 하는 것이 선교의 마지막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농사를 짓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자매님이 말씀하신 대로 YWAM의 좋은 선례가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형제들과 자매들이 그래서 요즘은 대안학교에 대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특히 제 아내 사라가 깊이 심취해 있어요
사라는 요즘 이것을 하나님의 중요한 명령으로 받아들이면서
의사라는 일을 그만두고라도 이 일을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답니다.

저는 뭐 하냐구요?
열심을 내는 우리 형제들을 격려하고
제 아내를 격려하는 일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전에 보신 사진처럼 아이들을 몸소 가르치구요^^

성경에서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의 역사하심은
물 흐르듯 무척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처음 공동체 식구들에게 홈스쿨, 대안학교에 대해 말 했을 때는
전혀 이해를 못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저보다 더 열심을 가지고
우리 형제들이 이 일을 풀어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그분들 필요로 하시는 것들 채워 드리고 격려하고
하고자 하는 일들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 하시는 일인지를
알려 드리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거긴 밤이 너무 일찍 오고 아침이 너무 늦게 와서
무척 힘든 세월을 보내고 계시겠군요.
건강 유의하시고 하시는 일들과 학업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날마다 기도합니다.

보내주신 선교편지 잘 읽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매님을 많이 보고 싶어 해요
언제 한국에 또 들러실건가요?
아마도 여름쯤이면 우리 집이 지어지고
자매님이 와서 마음껏 머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질거예요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며 축복합니다.
강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