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바이오매스)으로부터 얻는 에너지

바이오매스는 나무가 주된 에너지원이던 19세기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에너지원이다. 지금도 저개발국가에서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바이오매스가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의 일차 에너지 소비 중에서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어지는 에너지의 비율은 약 10%에 달한다. 바이오매스는 아직도 풍부하게 존재하는데, 나무뿐만 아니라 곡물, 식물, 농작물 찌꺼기, 축산분뇨, 음식 쓰레기 등이 모두 바이오매스로서 에너지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 바이오매스는 나무처럼 가공하지 않은 형태로 손쉽게 열을 생산하는 데 이용될 수 있지만, 가공하면 자동차 연료나 전기를 생산하는 데에도 이용된다. 자동차 연료로 이용되는 것은 브라질에서 대규모로 재배되는 사탕수수를 들 수 있다. 사탕수수는 발효공장에서 발효를 거쳐 에탄올로 변환되는데, 에탄올은 휘발유와 혼합되거나 단독으로 자동차의 연료로 투입될 수 있다. 바이오 디젤이라 불리는 식물성 기름의 변형체는 주로 유채기름을 이용해서 얻는데, 이것은 디젤 엔진의 연료나 난방용.발전용 연료 또는 전기생산용으로 사용된다. 바이오매스로 주목을 받는 식물들은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흡수해서 성장하는 것들이다. 이 식물들은 빨리 자라나기 때문에 해마다 일정한 양을 거두어들여 직접 이용하거나 가스로 만들어서 전기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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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징엔의 바이오가스 이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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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를 가공하면 메탄올, 에탄올, 바이오디젤유 등의 액체 연료와 수소나 메탄 같은 기체 연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연료를 바이오연료(biofuel)라고 하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수송용 연료나 발전용.난방용 연료로 이용될 수 있다. 바이오매스는 열화학적 변환, 생화학적 변환, 직접적인 기름 추출 방식을 통해서 가공하여 직접 에너지를 얻거나 연료로 변환할 수 있다. 열화학적 가공방식으로는 직접적인 연소, 가스화, 열분해가 있는데, 직접 연소를 통해서는 나무찌꺼기나 농작물 찌꺼기를 태워서 직접 열을 얻거나 연소열로 증기를 만들어서 난방열과 전기에너지를 얻는다. 바이오매스를 산소가 소량 공급되는 상태에서 가열하면 중질의 가스가 만들어진다. 이 가스는 정화한 후 열병합 발전기를 통해 난방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를 공기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섭씨 500 정도의 고온으로 가열하면 열분해가 일어난다. 열분해를 거치면 바이오기름, 가스, 목탄이 나오는데, 가스와 기름은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데, 목탄은 연료로 이용된다.

바이오매스를 생화학적으로 가공하는 데는 혐기성 분해와 발효를 이용한다. 혐기성 분해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소화와 유사한 것으로, 음식 찌꺼기, 가축 분뇨 같은 유기질 쓰레기를 공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분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로 메탄이 50% 이상 함유된 가스가 생성되는데, 이것은 정화과정에서 수분 등을 제거한 후 열병합 발전기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데 이용한다. 발효는 사탕수수, 사탕무, 옥수수 등에 함유된 당을 에탄올로 변환하기 위해서 이용된다. 액체 바이오연료 중에서 가장 일찍 개발되어서 수송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에탄올이다. 에탄올은 바이오매스에 함유되어 있는 탄수화물을 당으로 변환한 다음 이것을 알코올 발효시켜서 얻는다.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경우에는 직접 당을 추출하여 알코올 발효를 시킨다. 바이오디젤은 최근에 개발된 것이지만 전력생산이나 난방용 또는 수송용으로 점차 이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는데, 이것은 메주콩, 유채씨앗, 동물성 지방, 폐 식물성 기름 등의 바이오매스로부터 유기질 기름을 직접 추출하여 촉매의 작용 하에서 에탄올이나 메탄올과 결합시켜 에스테르로 변환시켜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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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생산한 바이오디젤

바이오매스를 직접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은 벽난로, 온돌, 화로를 이용한 난방이나 오븐을 이용한 요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오래된 것이지만, 최근에는 조금 큰 규모의 정교한 장치를 통해서 바이오매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시설들이 보급되고 있다. 현재 이들 시설에 연료로 들어가는 바이오매스는 나무를 벌채할 때나 목재를 가공할 때 나오는 나무찌꺼기가 대부분이지만, 개량 포플러, 개량 버드나무, 은단풍, 유칼립투스 같이 성장이 빠른 나무나 갈대 같은 다년생 초본을 재배해서 연료로 쓸 수도 있다. 이들 에너지용 나무는 심은 지 5-8년이면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배주기를 조절하면 해마다 일정한 양의 에너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이들 나무나 풀은 직접 태워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가공해서 가스를 얻는 데 이용될 수도 있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스웨덴에는 나무 찌꺼기를 이용한 중소 규모의 에너지 생산시설이 널리 보급되어 있다. 이것들 중에서 규모가 큰 가스화/열병합 발전시설은 10메가와트에 달한다. 브라질에도 유칼립투스를 경작해서 이것을 가스화하고 열병합발전을 하는 30메가와트급의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

유럽의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지에서는 나무 찌꺼기를 이용해서 만든 펠렛 난방기가 보급되고 있다. 펠렛은 찌꺼기 나무를 이용하고 다루기도 쉽고 자동적으로 투입될 수 있으며 게다가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석유나 가스가 아닌 재생가능 에너지로 난방을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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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찌꺼기로 만든 연료용 팰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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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팰랫 보일러

바이오매스는 공기중의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로 사용될 경우 이산화탄소는 단지 순환할 뿐 추가적으로 배출되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단지 설비를 제조하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로부터 방출되는 것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매스는 대규모로 경작할 경우나 대규모 가공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들어 토양의 침식, 물 사용, 비료나 농약의 투입, 생물 다양성, 자연경관 등의 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토양침식은 단작에 의존하는 농업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으로 일년생 바이오매스를 경작할 경우에도 나타난다. 그러므로 침식을 적게 유발하는 다년생 식물로 뿌리가 그대로 살아있고 곡물보다 땅을 훨씬 잘 보호하는 바이오매스를 경작하는 것이 좋다. 아열대나 열대에서 바이오매스를 경작할 경우 경작에 들어가는 물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지역에서는 물의 이용 효율이 높은 바이오매스 식물을 경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칼립투스 나무는 들어가는 물의 양에 비해 높은 바이오매스를 만들어내지만, 이 나무도 넓은 지역에 심을 경우에는 그 지역의 물을 많이 빨아들여서 지하수면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바이오매스를 생산하기 위한 경작지의 면적도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이오매스 식물을 경작하기 위해 농약이나 비료를 많이 사용하면 지하수에 영향을 주고 토양 속의 인 농도를 높이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농약이나 비료를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식물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매스를 경작할 때 또 한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이로 인해 식량 경작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브라질에서 대부분의 수송용 연료를 공급하는 에탄올을 얻기 위한 대규모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이 식량생산 경작지를 감소시키고, 숲을 파괴하는 것에서 볼 수 있다. 브라질의 에탄올 생산 과정에서는 또한 대규모 발효공장의 가동으로 하천과 토양이 크게 오염되는 결과도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바이오매스의 잠재량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를 따로 경작하지 않더라도 음식물 쓰레기, 축산분료, 식품산업으로부터 나오는 찌꺼기, 도시에서 폐기되는 나무찌꺼기, 농촌의 짚 등만 잘 이용해도 상당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방도를 찾지 못해 야단들이고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이것을 파묻거나 태우려 하지만 말고 에너지 자원으로 이용하면 대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서 비료로 만드는 일은 하고 있지만, 아직 에너지를 얻는 시도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유럽 등지에는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분뇨를 이용해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시설이 매우 많이 보급되어 있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시에서는 도시의 음식물 쓰레기를 모두 모아서 발효기에 넣어 가스를 생산하고, 이것을 가지고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시설을 돌리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의 양은 650만 킬로와트시이고, 열의 양은 1200만 킬로와트시 정도 된다. 유럽의 축산 농가에서는 분뇨를 발효시켜 가스를 얻고 이것으로 전기와 난방열을 생산하여 자체 소비하거나 전력망에 보내기도 한다. 발효기 속에서 남는 찌꺼기는 숲의 부엽토나 다름없는 고품질의 퇴비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