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독일과 덴마크의 노력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노력을 가장 열심히 하는 곳은 유럽연합이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2000년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그 중에서 90% 이상을 재생가능 에너지로 채운다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물론 50년 후에 이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목표 달성은 유럽 사람 개개인이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전환에 얼마나 호응을 하고 노력을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시스템 속에서 욕망을 계속 추구해나가는 생활양식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석유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깊어지면 50년 후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재생가능 에너지로 공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유럽연합 차원에서의 방향설정과 더불어 각각의 회원국도 에너지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덴마크,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풍력발전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태양에너지, 바이오매스, 지열에 대한 관심과 이용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1970년대 초 제1차 오일쇼크 이래 풍력자원 개발에 꾸준히 힘을 쏟은 결과 풍력발전 기술에서 세계 최고에 도달했고, 풍력발전기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덴마크의 풍력산업이 전체 국민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낙농업을 앞지르고 있다.

독일에서도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2000년의 60%로 줄이고, 남은 40%의 에너지 중에서 60%를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대로 되면 2050년에는 전체 에너지 중에서 화석연료의 양은 2000년에 소비된 화석연료의 24%로 줄어든다. 온실가스의 방출량도 1990년의 20%로 줄어든다. 대단히 야심적인 계획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독일 정부에서는 각종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고 시민들은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14. 독일의 에너지 시나리오 - 독일환경부. 레만)

재생가능 에너지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은 이들 국가의 정부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대 다국적 석유기업들 중에서도 이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보고 적극적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체는 다국적 석유기업인 셸(Shell)이다. 셸은 태양광발전 부분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신설했고, 재생가능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셸에서는 석유고갈보다는 지구온난화를 더 우려하기 때문에 태양광전지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셸에서는 1994년에 자체 연구를 통해 2060년까지의 에너지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60년까지 세계 에너지 수요는 3배 가량 증가하는데, 그 중 60% 가량이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족되고, 태양에너지의 비중은 재생가능 에너지 중에서 가장 높은 20% 정도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