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태양전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태양빛을 전기 생산에 이용하는 태양광 발전과 태양에너지를 집열장치를 통해서 모아들여 난방용이나 온수용 열을 생산하는 태양열 장치로 나뉜다. 그 밖에도 빛을 모아서 요리를 하는 태양열 조리기, 접시 모양의 태양빛 응집기로 빛을 모아 수백도 이상의 열을 발생시키는 접시형 집열장치, 포물선 형태로 구부러진 홈통형 반사판으로 빛을 모아서 열을 얻는 장치, 거대한 태양열 응집기를 이용해서 수천도에 달하는 열을 만들어서 발전하는 태양열 발전기, 태양열 건조장치, 태양열을 냉방장치 등 다양한 장치가 나와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태양광 발전기와 태양열 집열장치이다.

태양광 발전은 반도체(semiconductor)로 만들어진 태양전지(photovoltaic cell)에 빛에너지(광자)가 투입되면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서 전류가 흐르고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태양전지는 하나의 크기가 대략 10*10 cm2로 빛을 받으면 0.6볼트의 전압이 생기고, 최대 1.5와트(W)의 용량을 갖게 된다. 전류의 세기는 태양전지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전지는 다양한 물질로 만들 수 있지만, 가장 널리 쓰이는 태양전지는 규소로 이루어져 있다. 규소는 순수한 상태에 극히 소량의 다른 원자들이 섞여들어가면 전기적으로 다른 원소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을 응용하는 것이 바로 반도체와 태양전지이다.

(25. 태양전지 )

얇게 가공한 규소판 한쪽 면에 극미량의 인을 더해주면 이 판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음전하의 전달자)가 생겨난다. 이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인의 원자가 전자가 다섯 개인 반면 규소의 원자가 전자는 네 개이기 때문이다. 규소판에 인이 더해지면 규소 원자는 이들 인 원자와 결합을 형성한다. 그러나 규소가 지닌 네 개의 원자가 전자는 인의 원자가 전자 다섯 개 중에서 네 개하고만 결합해서 전자쌍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에 필요하지 않은 인의 나머지 한 개의 원자가 전자는 규소 판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자유 전자가 생겨나는 것이다.

규소판의 다른쪽 면에는 원자가 전자가 세 개밖에 없는 붕소 원자를 더해준다. 그러면 여기서는 인이 더해진 반대쪽 면과 달리 전자가 모자라는 자리(구멍)가 생겨나고, 이 빈 자리에서는 인이 첨가된 반대쪽에서 생겨난 자유전자를 받아들여 이 전자를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한다. 규소판 속에서 인이 첨가된 면의 자유전자가 붕소가 첨가된 면의 빈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규소판 전체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한다. 그러나 국소적으로 볼 때, 규소판 내부에는 인이 첨가된 면에서는 전자가 반대 쪽으로 이동하여 전자의 수가 양성자의 수보다 적어지기 때문에 양의 전하를 띠게 되고, 붕소가 첨가된 면은 전자가 유입되어 양성자의 수보다 많아지므로 음의 전하를 띠게 된다. 이 결과 두 면이 만나는 경계면에서는 인이 첨가된 양과 붕소가 첨가된 음의 두 면이 대전되는 상태가 되고, 따라서 전기장이 형성된다. 이러한 규소판에서 인이 첨가된 면은 햇빛을 받으면 음극이 되기 때문에 n(egative)-도체 또는 n-면이라 하고, 붕소가 첨가된 면은 반대로 양극이 되기 때문에 p(ositive)-도체 또는 p-면이라고 한다. 둘 사이의 경계면은 pn-경계면이라고 한다. 태양전지는 이렇게 하나의 규소판 속에 n-면과 p-면이 서로 맞붙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26. 태양전지 원리)

이제 이 규소판, 즉 태양전지가 태양빛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태양빛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광자(photon)가 규소판에 부딪치면, 그 에너지의 일부가 규소를 붙들어주는 결합 전자에게 전달되어 이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광자로부터 에너지를 받은 전자가 떨어져나가면 n-면의 표면으로 모여들고, 원래 자리는 빈 곳이 된다. 이 빈 자리는 전자 부족 상태의 양으로 하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아래의 p-면 쪽으로 이동하여 그 표면에 집결한다. 이러한 이동의 결과로 양쪽 면 사이에서는 위의 양전하와 아래의 음전하로 인해 전압이 형성되는데, 이때 두 면을 전자를 통과시키는 금속선으로 연결해주면 n-면 표면의 전자들이 금속선을 통해서 p-면 쪽으로 이동하여 그곳에 모인 빈 곳을 채워주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자의 흐름인 전류가 발생하고 전기에너지가 생산되는 것이다.

규소판의 n-면이 다시 햇빛을 받으면 전자가 또 떨어져나가고 이때 생긴 빈 자리가 다시 이동하여 전자의 흐름이 일어난다. 이 과정은 햇빛이 태양전지에 비치는 동안 계속되고, 이에 따라 계속해서 전기에너지가 생겨난다. 이때 형성되는 전류의 세기는 햇빛의 세기와 태양전지판의 면적에 비례한다. 1제곱미터당 900와트의 직광이 비칠 때 가로, 세로가 10cm인 태양전지에서 발생하는 전류는 약 3암페어(A)이다. 태양전지 표면에는 들어온 빛의 반사를 방해하는 반사방지막이 코팅되어 있는데, 이것은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빛에너지를 태양전지판에 붙들어들여서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기 위한 것이다. 규소는 원래 회색이지만 이 반사방지막 코팅으로 인해 규소 결정으로 만든 태양전지는 약간 푸른빛을 띠게 된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규소 태양전지는 어떤 형태의 규소를 가지고 만들었느냐에 따라 단결정(monocrystalline) 전지, 다결정(polycrystalline) 전지, 비결정질(amorphous) 전지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규소는 순도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규사(SiO2)를 규소로 환원한 후 여러차례 정제해서 얻는다. 이들 중에서 값이 가장 비싼 것은 제조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따라서 에너지가 가장 많이 투입되는 단결정 태양전지이고, 값이 가장 싼 것은 비결정질 전지(amorphous cell)이다. 단결정 전지는 값은 비싸지만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내고 빛을 전기로 바꾸는 (변환)효율이 가장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결정 전지의 효율은 이론적으로는 30%에 달하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은 24%의 효율을 보인다. 대량생산을 통해서 생산된 것은 16-18%의 효율을 나타낸다. 반면에 비결정질 전지는 값은 싸지만 효율이 낮고(5-10%) 시간이 지나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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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정 태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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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결정 태양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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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정질 태양전지


비결정질 태양전지가 결정질에 비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점도 여럿 가지고 있다. 결정질 태양전지는 대부분 단단한 형태로만 가공할 수 있고 두께를 0.2밀리미터 이하로 줄이기가 어렵다. 원료가 많이 들고 유연하게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반면에 비결정질 전지는 박막 기술을 이용해서 엷고 유연한 판의 형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단단한 형태는 물론이고 휘거나 접어서 쓰는 용도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단결정이나 다결정 전지는 여름에 온도가 올라가면 효율이 떨어지지만 비결정질 전지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더운 여름이 긴 지역에서 사용하기에 유리하다.

(30. 계절에 따른 다결정 전지와 단결정 전지 전기 생산량 그래프 - 가네카 것)

다만 효율이 낮기 때문에 같은 양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결정 전지보다 더 많은 면적에 설치해야 한다. 비결정질 전지는 현재 효율이 10%에 달하는 것이 개발되어 있지만, 아직도 시장 점유율은 낮다. 다결정 전지는 효율이 대략 14% 정도밖에 안되지만, 가격이 단결정보다 싸다는 잇점이 있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시설에 널리 이용된다.

아직 시장에서는 아주 소량밖에 판매되지 않지만 규소가 아닌 다른 물질을 이용한 태양전지들도 여러 종류가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것들로는 주기율표에서 제3족의 갈륨과 제5족의 비소를 섞어서 만든 갈륨-비소(Ga-As) 태양전지, 카드뮴-텔루륨(Cd-Te) 태양전지, 구리-인듐-셀레늄(Cu-I-Se, CIS) 태양전지 등을 들 수 있는데, 어떤 것은 실험실 내에서이긴 하지만 효율이 상당히 높은 것도 있다. 그밖에 유기화합물 중에서 색소를 지닌 화합물을 이용한 태양전지도 연구 중이다. 색소화합물은 생산 단가가 규소 결정에 비해서 매우 낮기 때문에, 유기화합물 태양전지가 실용화되면 태양전지의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고 이와 더불어 태양전기의 발전단가도 크게 낮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색소화합물 전지의 최대 효율은 1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