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전기 생산 잠재량


태양광발전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람들은 흔히 태양광발전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려면 아주 넓은 땅이 태양전지로 뒤덮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들어 서울에서 소비되는 전기를 공급하려면 남한 전역을 태양전지로 뒤덮어도 모자란다고 말한다. 한국의 일인당 전기 생산량이 7285kWh 이므로 서울에서 일년에 필요한 전기는 약 728억 kWh가 된다. 태양전지 1kW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면적은 약 10제곱미터이다. 한국의 경우 태양광발전기 1kW에서 연평균 1000kWh의 전기가 생산된다. 그러므로 728억 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태양전지의 면적은 7억 2800만 제곱미터이다. 이것은 728제곱킬로미터로 가로, 세로 약 27킬로미터의 넓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넓기는 하지만 남한 전체 면적만큼 넓지는 않고, 그것의 14분의 1 정도이다. 물론 이것도 매우 넓은 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남한 땅에 세워진 건물이 차지한 면적, 즉 건물의 지붕면적은 약 700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건물 지붕에만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해도 서울에서 필요한 전기는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유휴지에 설치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더 많은 전기가 얻어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유휴지와 건물 지붕 전체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전기의 양은 2003년 전기 생산량의 약 40%에 달한다. 앞으로 태양전지 기술이 더 발달해서 효율이 지금보다 두배 가량 높아지면, 같은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기의 양은 두배로 늘어난다. 2030년 경에 효율이 25% 되는 태양전지가 보급된다면, 건물 지붕에만 태양전지를 설치해도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전기의 대부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대규모 발전소만 봐와서인지 건물 지붕에 태양전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넓은 땅에다 태양전지를 설치하는 것만 생각한다. 경제성만 따지면 맨 땅 수만평 위에다 수천 킬로와트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맨 땅에 설치하는 것은 그 땅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버려진 황폐한 땅에 태양광발전기를 세우고 그 밑에는 풀을 심어서 목장을 만드는 등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먼저 건물 지붕과 벽, 경기장 지붕, 고속도로 방음벽, 주차장 지붕 등 기존의 각종 시설에 먼저 설치하고 나서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