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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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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Mar

1999년 8월 보은예수마을 소식지 - 도시의 영성

작성자: bona IP ADRESS: *.20.187.148 조회 수: 4383


 
  보은예수마을 월간 소식지 1999.8. 창간준비2호  
 
<도시의 영성>

성경이 기록된 시대가 농경 사회였다고 하지만 성경에는 많은 도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거의 예외 없이 멸망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요나의 선교지였 던 '저 큰 성 니느웨'(욘1:2)나 노아의 후손들이 세웠던 '바벨탑'(창11:9)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도시는 어디였을까요? 그것은 가인이 범죄 한 후 여호와 앞을 떠나 에덴 동편 놋 땅에 거하며 자기 아들의 이름을 따서 만든 성 에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에녹은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진 농경 부락이 아니라 사람의 의도에 의해서 설계되고 만들어졌으며, 성을 쌓아 외부의 침입을 막고 도시의 경계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가히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최초의 곳입니다.
그런데 이 에녹은 몇 가지 점에서 지극히 불신앙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인이 범죄 한 후에 자신의 죄가 하나님 앞에 드러나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자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표를 주셔서 누구에게든지 죽임을 당치 않게 하십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을 떠난 가인은 이러한 하나님의 보호의 표, 용서의 표를 믿지 못하고 하나님의 손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을 보호하려는 보호본능으로 에녹성을 쌓았던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초의 도시 에녹은 하나님의 도움과 보호를 거부하는 불신앙의 표현이었고, 하나님 없이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살아가려는 인본주의의 표출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에녹을 형성하던 불신앙적인 영성은 역사를 흘러오면서 일반적인 도시들이 갖는 보편적 영성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늘 멸망의 대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이스라엘을 괴롭히던 니느웨는 그 악독이 하나님 앞에 상달되었으며(욘1:2), 이스라엘이 멸망하고 포로로 잡혀갈 때 바벨론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전 기구를 노획물로 가져가 보관한 장소 였던 시날(단1:2)은 바벨론의 도시 중의 하나였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바로 시날에서 난 아름다운 외투 한 벌이 아간의 마음을 빼앗아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땅 가나안으로 나아가던 이스라엘이 아이성 전투에서 패배하게 만듭니다.(수7:21)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의 문화를 향유하던 바벨론은 음녀로 낙인찍혀 영원한 심판의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선지자들은 예언합니다. 온 땅에 물이 넉넉하고 하나님의 동산 같았던 소돔과 고모라성은 결국 유황과 불의 심판 앞에 멸망하고 맙니다.(창19:24,25) 그렇다면 예루살렘은 어떤가요. 예루살렘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였으며, 하나님의 성전이 있던 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역시 인간이 만든 도시라는 점에서 예외가 없었습니다. 거룩한 성전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불신으로 불타오르자, 예루살렘도 황무한 땅이 되고 맙니다.

이처럼 성경은 인위적인 도시를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태초의 땅 에덴으로 회귀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이것도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성경은 어디에서도 우리에게 에덴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지시하는 곳은 새 예루살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자의 땅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선한 것이 날 수 없는 황량한 땅 나사렛에서 자라나셨고, 흑암에 앉은 백성들이 신음하던 갈릴리에서 사역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이 장차 왕으로 임하시어 다스릴 곳은 새 예루살렘입니다. 결국 예수님의 발길은 갈릴리 농촌에서 새 예루살렘이라는 도시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 예루살렘은 인위적인 곳이 아니라는 점에서 예루살렘이나 다른 도시들과는 다릅니다. 그곳은 하나님의 거룩한 통치가 이루어지는 곳이며, 완전한 지혜와 사랑으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하나님이 그곳에 계시기에 더 이상 '하나님을 알라'라는 말이 필요 없는 곳이 새 예루살렘이지요. 뿐만 아니라 새 예루살렘은 인간들이 스스로를 위해 다시 울 필요가 없고, 죽음이나 곡함이나 병드는 일이 더 이상 없기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성을 쌓을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계21:1-4)

결국 성경의 역사는 농촌에서 도시로, 광야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거룩한 성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인본주의를 넘어 신본주의로, 불신을 넘어 믿음과 사랑의 땅으로 하나님의 역사는 흘러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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