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부르심 이후

by 무익한종 posted Apr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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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다니기 시작한지 약 1년 정도가 지난 고등학교 2학년 봄에
나는 성령충만함을 경험하고 방언과 주님의 음성을 통해 소명을 받게 되었다.
그후로 수도 없이 지내던 제사 때 절을 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아버님과 삼촌들로부터 무섭게 매를 맞아야만 했다.
어떤 날은 각목이 부러지도록, 또 어떤 날은 쇠파이프가 휘어지도록
보던 성경책들은 갈갈이 찢겨지고 불태워졌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그날도 매를 맞고 늦은 밤에 잠이 들었다가
연탄까스를 마시고 목숨이 끊어지는 경험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일은 누워 있는 내 몸이 보였고 나는 검은 구름을 지나
하늘 높이 올라가 매우 강렬한 빛 앞으로 나아가던 중이었는데
... 그 빛 가운데서 다시 가라시는 음성을 들었다.
그리고 깨어나보니 하얀 이불홑청에 덮여 있었고
곡하는 누이들과 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후로 나는 늘 내가 일찍 죽을 것이라는 강한 개인적인 종말론에 사로잡혀 살았다.
스무살 시절에는 내가 서른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미친듯이 지리산 골짜기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어느새 마흔도 넘고 이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오십이라는 숫자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죽음은 늘 친근한 벗처럼 내 곁에서 어슬렁거린다.
심장이 조여오는 아픔
파김치가 되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피곤함이 나를 짓누를 때마다
혹시 이때일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바울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주님께서도 늘 십자가를 바라보시고 그곳을 향해 나아가셨는데
겨울이 끝나가는 오늘 다시 눈발이 대원리에 흩날렸다.
저 눈처럼 미련을 남기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
이 땅에 다시 오실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일을 위해
달려가고 또 달려가다 그 길 끝에 나를 맞아주실 주님을 만나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