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예수로 옷입게 하소서

by 무익한 종 posted May 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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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 대로 고추밭이나 호박밭에 비닐로 멀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아니 요즘 농사는 비닐이 없이는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비닐은 농사의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되어 있습니다.
트랙터로 로터리를 쳐서 딱딱해져 있는 땅껍질을 부드럽게 갈아주고 나면
관리기나 경운기로 이랑을 만듭니다.
대게 높이 30센티미터로 길게 이랑을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서 그 두둑에 비닐을 덮어 씌우는 것이 멀칭입니다.
멀칭을 하는 이유가 농업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으로는
무려 14가지나 될 정도로 많습니다.
가장 알기 쉬운 몇가지 이유만 말씀드리면
우선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해주고
부드러워진 흙들이 비에 쓸려 내려가는 일을 방지해주고
흙의 수분을 유지해 주는가 하면
거름이나 비료성분을 붙잡아 주어 식물들이 잘 자라게 하는
역할도 멀칭이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예외없이 밭농사에는 비닐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고추밭을 만들면서 고민고민 하다가
일단 비닐 멀칭을 하지 않기로 혼자서 결정을 하였습니다.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은 이상
기존 농사법에 얽매이지 말고 제로의 위치에서
농사를 해보자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드럽기 그지없는 흙살을
공기도 통하지 않고 물도 통하지 않는 비닐로 덮어 씌운다는 것이
영 석연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미곡처리장에서 왕겨를 싼값에 사오고
쌀겨와 깻묵도 사왔습니다.
고추를 심고난 다음에 이랑에는 현재 쌀겨 두 움큼에
깻묵 두 움큼을 주고 그 위에 왕겨로 덮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골에는 산에서 낙엽들을 긁어다가 깔아주고 있습니다.
낙엽을 깔아주는 일도 이번주면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낙엽 하나는 가볍기가 솜털같지만 이걸 긁어다
마대자루에 담으면 작은 것은 약 30킬로그램
큰 것은 약 60킬로그램 쯤 됩니다. 이걸
1톤 트럭에 실으면 큰 마대자루 6개와
작은 마대자루 8개 정도가 실립니다. 혼자서
이걸 긁어다가 담고, 또 차에 실어다가
밭에가서 뿌리다 보면 낙엽이 결코 가볍지가 않더군요.
어르신들 허리가 왜 휘어지는지 이해가 가고
뼈마디마디가 쑤신다는 말도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렇게 낙엽으로 비닐멀칭을 대신하고 있는데
낙엽으로 덮어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낙엽으로 덮인 부분은 풀이 거의 나지 않는데
맨흙이 드러난 곳에는 풀들이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비가 내리고 나면 더 억세게 자라겠지요.
낙엽을 뿌려주다 하도 힘이 들어 허리 한번 쭉 펴고
우두커니 서서 밭을, 흙을 바라보노라니
흙은 참 부끄러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맨살이 드러나는 걸 견디지 못하고
아주 왕성하게 풀을 자라게 하여 그 풀로 옷을 해 입으니 말입니다.

아담, 에덴의 평화를 잃어버린 첫사람 아담과 그의 아내 하와가
범죄한 이후 가장 먼저한 일이 자신의 부끄러운 곳을 가리기 위해
무화과 나무로 옷을 해입은 일이라고 성경은 말하지요.

아담이라는 말이 붉은 흙이라는 걸 아시지요?
어쩜 아담과 흙은 이렇게도 닮았는지....
아담의 범죄로 모든 만물도 더불어 실락원의 아픔을 경험하게 되고
나아가 땅은 가시와 엉겅퀴를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담이 옷을 만들어 입었듯이
땅은 맨살을 견디지 못해하며 풀로 옷을 입습니다.
그러나 풀이 자라면 식물들을 키울 수가 없습니다.
풀은 뽑든지 약으로 죽여야만 합니다.
반드시 풀옷은 벗겨져야 합니다.
대신에 다른 옷을 입혀주어야 합니다.
정 안돼면 비닐로라도 옷을 입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튼실히 맺게 됩니다.

범죄한 아담과 하와, 자신들의 죄로 벌벌떨며
주님 앞으로 나오는 초라한 그들을 애처로이 여기시며
무화과 나뭇잎을 벗기시고 가죽옷을 지어입히시던 주님
그 주님의 손길을 묵상합니다.
땀을 뻘뻘흘리시며 급히 양을 잡아 가죽을 벗기시고
그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아담과 하와,
에덴의 동쪽으로 쫓겨나는 자들에게 입혀주시던 주님의 손길
먼발치로 흐느끼며 에덴을 떠나던 그들을 눈물흘리며 바라보셨을 주님

기다리거라 기다리거라 멀지 않아 내 아들을 보내리니
내 아들이 너희 죄를 위해 못박히고 살이 찢겨지고 피를 흘리리라
이 어린양처럼 죽으리라
내 아들 예수가 피흘리고 죽어 너희의 허물을 가리우리니
그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면 너희는 의로 옷입게 되리니
기다리거라 천년을 하루 같이, 하루를 천년같이....
내 아들 예수가 너희의 허물과 죄를 벗기고
새 옷을 입게 하면 아담, 썩어질 너 아담은 썩지 않을 것으로
많은 피조물 중의 하나인 너는 내 아들이 되리니
기다리거라 인내하며 기다리거라
내 너를 위해 새 옷으로 옷입게 하리라
내 아들 예수로 옷입게 하리라....

주루룩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흐르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나는 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오 주여 내 허물과 죄를 아시는 주여
오직 예수의 보혈로 나를 씻으시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만 옷입게 하소서
나에게 예수의 옷을 입혀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