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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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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동체 형제들은 밤낮으로 버섯사에 매달려 있습니다.
증축한 2동 버섯사에는 버섯이 자라고 있고
지금까지 사용하던 버섯사를 4동으로 분리,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오늘도 새벽기도 후에 모두들 버섯사에 모여서 작업을 했습니다.
길 쪽에 있던 작업공간을 없애고 그곳에도 버섯을 재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느라 보온덮개며 비닐을 다 뜯어내고 새로 덮는 작업을 하는데
오후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어찌할까 다들 망설이는 마음이었지만 몸은 이미
비를 맞으면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전 작업 하는 중에
송씨 어르신께서 어떻게 아셨는지
저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보고 싶고 나눌 이야기가 있으시다구요.
그래서 점심 먹고 찾아 뵈니
성경을 읽고 계셨습니다.
교회는 잘 안나오시지만 어르신은 늘 이렇게
혼자서 성경도 읽으시고 새벽으로는 기도도 하십니다.

그런데 하시는 말씀이 이제는 나이가 많아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는데
본인이 농사 지으시던 논 3천 평 정도 되는 것을
공동체 형제들이 좀 맡아서 농사를 지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겨울이 시작되면서 마을 어르신들 중
좀더 연로하신 분들이 한결같이 올해부터는 농사를
더 이상 못하시겠다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장씨 어르신도 논을 다 팔려고 내 놓으셨고
안씨 어르신도 빌려서 농사를 지으시던 것을 이제는 그만하시겠다고
하시다가 일이년만 더 농사를 지으시기로 마음을 고치셨습니다.

자식들이 있기야 하지만 다들 도회지에 살다 보니
농사를 맡길 엄두도 낼 수 없고
마을에는 농사지을 만한 사람도 없으니
이것 참 큰 일입니다.

땅을 사라시는 분들
땅을 빌려 주시겠다는 분들이 늘어갈수록
세상을 떠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으심을 스스로 자각하시는 것이기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농사라는 것이 생명을 돌보는 일인데
도회지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 대도
기름먹고 살지는 않는데
농촌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농사를 평생 지어오시던 분들이
너무도 처연한 모습으로 이제는 그만 지으시겠다고들 하시니
앞날이 참 많이 걱정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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