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왔습니다.

by 무익한 종 posted Sep 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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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하면서 저는 에드가 스노의 자서전을 가지고 갔습니다.
중국의 격동기를 옆에서 생생히 지켜보았던 한 증인의 이야기가
참으로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장시간의 버스를 타고 오가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중국 농촌과
농민의 모습들을 지켜보고,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마오가 꿈꾸었던 혁명의 열매가 과연 이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자본주의보다 더한 물질주의의 병폐에 시달리는 도회지와 사람들
자연친화적이었고 서로 협동하며 자급체제 영농을 실현하였던
독특한 중국의 농촌은 현재 심각한 이농현상과
어느 세계에서나 도시화의 과정에 겪어야 했던 농촌희생이라는 고통 속에
그 본연의 모습들은 퇴색하고 아이들 옷깃에 드리운 때자욱처럼
가난이 그 모두를 짙누르고 있는 듯하여 내내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학생들을 만나 하늘의 이야기를 나누고, 예수님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양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농촌으로 들어가야 할 내 친구들이기에 그들의 사역을 위해
대안으로 양계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반응은 예상과는 달리 무척 뜨거웠습니다.
양계장의 구조, 닭의 생리, 모이를 자급하는 방법들과 병에 대처하는 법들에 대해
개론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도 식사 시간이 되어 둘러 앉아 식사하는데
두세 명이 자신들이 직접 양계를 해보겠노라고 먼저 제의를 해왔습니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러면 정말 사역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입니다.

무수한 혁명가들이 꿈꾸던 이상향
누구나 두려워하지 않고,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와 평등 속에 행복을 노래하는 그런 나라
나는 그 나라가 오직 예수의 이름, 예수의 보혈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오가 주언라이가 꿈꾸며 소망했던 그 나라를
나는 예수의 이름으로 가난과 절망의 땅에서 이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