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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4.03.12 07:30

폐허 위에서

조회 수 3041 추천 수 29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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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로 허리가 휘어진 농민들이었는데
다시 FTA로 갈기갈기 찢겨지고
그 위에 엎친데 덥친 격으로
폭설로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여러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무려 70cm의 눈을 말입니다.
보은 읍내로 차를 어렵게 몰고 나가며 바라보는
광경은 말 그대로 폭격을 맞은 듯 했습니다.
헛간이 주저안고, 연동 비닐 하우스는 남김없이
마치 고끼리가 밟고 지나간 듯 엉망진찬이 되고 말았습니다.
축사가 튼튼하던 지주파이프가 엿가락처럼 휘어지며
주저 앉아버려 소들이, 돼지들이, 닭이 깔려 죽고
막 새싹을 피우던 하우스 내의 작물들과 유실수들이
일순간에 흰눈에 압사당하고 말았습니다.
망연자실한 농부들은 며칠째 세수도 제대로 못한 초췌한 얼굴로 담배만 뻑뻑빨아대고
그 옆에 서 있는 아낙네는 울다울다 지쳐
더 이상 흐를 눈물도 말라버렸습니다.

단시간에 내린 눈이 이토록 무서울진대
이 일로 인하여 내 백성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기를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위로와 소망이
봄날의 따스한 햇볕처럼 이들의 찢져진
심령을 회복시키시기를 눈물로 기도합니다.

누가 제게 물었습니다.
왜 죄없는 농민들만 이렇게 어려움을 당해야 하느냐구요.
제가 말했습니다.
부부가 싸우고 시끄러우면 가장 연약한 아이가 아픈 법이라구요.

나 땜에, 우리 때문에 농민들이 어려움을 당하시는 것 같아
하얀 눈만 보면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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