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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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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이사 와서 산지 3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당황스러움도, 육체의 곤함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만나지 못한 , 누리지 못한 것들로 나의 내면은 목마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로 서로 화답하는’,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는‘......
이러한 말씀을 소망으로 품고 약속으로 받아 기다렸는데,
여전한 막힘이, 나누임이 있어서 소원의 항구를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때때로 찾아드는 생활의 곤고함으로 지치고, 마음의 슬픔에 압도될 때마다 시름은 깊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때엔 여지없이 남편을 대한 원망이 목구멍에 차고 올라 토해집니다.
‘나’를 향한 연민이 뼈 속으로 달려갑니다.

주일 설교에서 세례 요한의 생애 말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패역한 왕 헤롯의 세력에 의해 억울하게 갇힌 감옥에서 그는 ‘과연 예수님이 약속된 메시야 인가’ 하는 깊은 의심에 빠집니다. 그토록 청렴하게 살면서 정치와 신앙의 현장에서 시대의 악을 정면으로 맞서며 회개를 촉구했던 그가 자신의 갇힌 상황에서, 죄인들과 함께하고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행동을 대해 향방 없는 시험에 들어갑니다. 결국 두 제자를 보내어 확인 절차를 밟게 되는데 예수님의 말씀에서 참으로 그윽한 사랑을 봅니다.
“누구든지 나를 인하여 실족치 않는 자는 복이 있도다.”(눅 7;23)

실족해 있는 요한을 향한 그윽한 눈빛의 안타까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메시야를 향한 요한 자신의 구도에 예수님이 맞지 않는 것 같고, 자신의 갇힌 상황을 돌아보지 않고 부정, 부패를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는 예수님의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는 시험에 빠졌습니다.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고하라.
소경이 보고,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눅 7;22)

예수님은 예수님을 보고 들으라고 하십니다.
자신의 그림에 맞추어 보아서 합당한지 여부를 살피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주권, lordship은 주님으로 말미암고, 주님을 향한 것입니다.

나 또한 동일한 시험에 빠져 있는 것을 깨닫습니다.
소위 ‘소망’ 이라고, ‘약속’ 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보고, 누리고, 확인하고 했던 나의 작업들이
사실은 나로 말미암은 것이지 주님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닙니다.
아직 아름답게 색칠이 안 된, 내 그림을 내밀며 항의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내가 그려가는 그림을 보라”
마땅히 내가 서야할 자리가 어딘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가야 하는 인생인데 앞서가니 어려움이, 무게가 큽니다.

“인자와 진리로 인하여 죄악이 속하게 되고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인하여 악에서 떠나게 되느니라.”(잠16;6)

하나님, 내 악이 가정의 문턱을 넘어 대원리로 흘러가고
내 죄가 하늘을 찌를듯이 높아져 있는데
이 악을, 이 죄를 주의 인자와 진리로 속하고 그것들 속에서 건지시겠다고 하십니다.
내 스스로 헤아리고 판단하며 결정하였던 마음의 중심과 행위를 살피시고 체질하사
정한 것을 거르고 새롭게 하시겠다고 하십니다.

“늘 밥 먹듯이, 물마시듯이 먹고 마시는 나의 죄를 아시옵는 주님
내 마음의 계획이 많아 내가 헤매고, 낙심할 때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지나쳐 가지 않으사
그릇 행하는 나의 죄악의 길에서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세우시고
나로 주를 경외하는 참 자리에 있도록 도와주소서.
주의 인도하심을 무조건 믿고 바라는 참 마음과 믿음 주사
감사로, 영화를 주께 돌리는 참 인생 되기를 원하나이다.”



공동체로 살다보면, 홈스쿨링을 하다보면,
부딪히고 만나는 크고 작은 것들이 있습니다.
때때로 빠지게 되는 마음이 ‘낙심’입니다.
속상해서 투덜대기도 하고, 미워했다가 용납하려고 애쓰기도 하고,
얼굴 굳히고 멀리 하기도 하고, 울면서 내 죄를 회개하기도 하고....
하여튼 ‘관계’ 라는 명제가 어찌 그리 큰 제목인지 마치 큰 산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정말 늘 구하고 힘써도 부족한 게 ‘사랑하는 것’입니다.
안 만나고, 그냥 대략 묻혀서 넘어가면 좋겠는데, 언제이든 꼭 튀어나와 마침내 해결을 해야 합니다.
이런 많은 도전과 갈등이 어찌 보면 공동체로 사는 은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다시 죄 보고 울고 하나님 생각하고 미안해서 힘들고...
이런 순환의 고리가 언제쯤이면 끊어질까,
언제나 ‘사랑에서 자유 할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 기대를 내려 놓으라”고 하십니다.
95% 좋은 것을 놔두고 5% 안 좋은 것을 생각과 마음에 95%의 비중으로 품으니
힘들게 느껴지는 게 ‘관계’입니다.

우리 집 앞마당 한 복판엔 잔디와, 꽃 밭, 그리고 작은 텃밭이 있고
그 둘레엔 짜투리 경계 땅이 있습니다.
이사 온 해 그 땅에 풀이 어린아이 키만큼 자라는 것을 보다 못해 뽑아내고
듬성듬성 어린 나무를 심었고, 콩을 심었습니다.
3년째 되는 올해에 보니 회초리만한 막대기 한 개 심은 것 같던 어린 나무가
옆으로 가지를 뻗어내더니 본 가지가 어디 있는지 찾기 어려울 정도로 키가 컸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나무가 죽었나? ’ 싶었는데요.
‘우유, 김칫국, 등등 남은 것을 쏟아 부은 효과인가?’
내심 기특해 보였습니다.

주께서 나를 보실 때도 이렇겠다 싶습니다.
‘클까, 잎사귀를 낼까, 나무 모양을 할까?’ 싶게 보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주시고, 저것도 주심으로 오늘의 내가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이래야지’ 하는 기준이 형제 사이를, 부모와 자녀 사이를 힘들게 합니다.
다만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인 믿음으로 소원하고
그저 물주고, 양분 주고, 보아 주고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진짜 모두 다 기특해 보입니다.
이런 곳에 이사 와서 이제까지 살고 있는 것만도 너무 대단해 보입니다.
교실 없고, 수업시간 정해 놓지 않고, 맛깔스럽게 가르치는 선생님 없는데도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대견한지요.

3년을 지나가면서
그동안 산을 넘고, 언덕을 지나 바다도 비껴간 것 같은데
때때로 찾아드는 시험과 갈등이 나로 하나님을 찾게 하니 그저 감사한 인생입니다.
고생 많고, 연민으로 울기도 많이 했고, 딸과 싸우고, 지체에게 속상해 말 안하고 지내고...
생각하면 불혹이 이렇게 좁은 품인가 싶어 부끄럽지만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더 많이 힘들고, 고생하고, 우는 자들을 생각하며 중보 하다가
언젠가  ‘이제 네가 가야겠구나’ 말씀하시면
그 때엔 지금보다 훨씬 성숙하고 순종적이어서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갈 믿음 지니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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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백형제 2007.08.26 22:39
    잘 읽었습니다.. 읽고 덧글 안 단다 하시길래... 발도장 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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