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다 김성수입니다 - Monday, December 17, 2007

by 김성수 posted Dec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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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목사님 그리고 사모님,

두 분 모두 평안하시리라 믿습니다. 유은이와 희원이도 잘 있겠구요. 모두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연락드리지 못했음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저희들도 물론 잘 있습니다. 벌써 이 곳 Grimsby(그림스비)라는 곳으로 이사 온지가 3년이 넘었네요. 아이들도 새로운 학교에서 잘 적응을 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이제는 이 곳이 매우 좋다고 합니다. 참 다행입니다.

보나콤 웹페이지는 자주 방문은 못하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 그리고 놀라운 변화가 많은듯 합니다.  이제는 농한기가 되어 일들의 페이스가 조금 주춤한지요? 저희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때에 휴가를 가기 때문에 비교적 한가하고 전화와 이메일의 양도 현저히 줄어듭니다. 그리고 사무실도 조용합니다.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기간에 휴가 내지 않고 계속 일할 예정입니다. 밀린 것들, 쌓인 것들 처리하고 버리기에 아주 적절한 시기이죠.

거기도 눈이 많이 왔나요? 여기는 어제 주일 백인들의 표현에 의하면 We got dumped! 얼마나 무지하게 퍼부어 내려 오는지 토론토와 나이야가라를 연결하는 QEW 하이웨이가 한 쪽 3차선중 1차선만의 운행으로 될 정도로 무지하게 왔습니다. 제설 작업하는 차량들이 엄두를 내지 않더군요. 아침에 교회갈려고 나섰는데, 하이웨이 중간에서 집으로 돌 아가야 하는지, 계속 가야하는지 망설이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그냥 가자하고 계속 갔는데 평상시보다 두배 시간 걸려 겨우 교회에 도착하니 놀랍게도 교인의 삼분의 일 정도가 위험을 무릅쓰고 예배드리려 왔습니다. 그들의 마음과 발(feet)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지 못하고 집에서 예배드려야 하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형편과 심정도 이해가 되구요. 아무튼 하나님께서 두 부류를 다 이해하시고 사랑하신다는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출장을 갑니다. Kapuskasing(캐푸스케이싱 - 인구 약 1만명)이라는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800여키로 떨어진 곳인데 Timmins(티민스)까지 쌍발 프로펠러 비행기로 한시간 반 가서 차동차로 다시 한시간 반 북쪽으로 갑니다. 인터넷으로 그 곳 기온과 날씨를 체크하니 현재 기온이 영하 26도라 합니다. 이 Kapuskaing이라는 도시는 춥기로 유명하여 1, 2월 달에는 북미의 많은 유명 차동차 메이커들이 차동차가 추위에서 시동과 운전이 잘 되나, 그리고 잘 견디나 시험하는 연구소가 있습니다. 가끔 한국인들도 만나곤 합니다. 작년에는 GM-대우 계통 사람들 10여명을 그 곳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득 나에게 질문하기를 "이런 곳에서 사람이 어떻게, 그리고 무슨 재미로 삽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곳 사람들은 오히려 '강도와 도둑들'이 득실거리는 대도시에서 위험하게 그리고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반문하곤 합니다. 그런 걸 보면 사람이 자칫하면 자기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독단하여 편협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그러한 외지에 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니 말입니다. 각자 사는 곳에서 감사하고 만족하며 다른 사람 판단하지 않고 잘 살면 된다는 교훈이 되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특별한 계획이나 행사가 있는지요. 저는 지금도 어렸을 때 교회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처럼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 아직도 소중히 생각하며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옛날 얘기하곤 하는데 아이들한테는 감동이 안가는 모양입니다. 당연한 사실이겠죠. 그리고 아이들 생각에 "옛날에는...혹은 Once upon a time..."라고 반복하는 아빠가  한없이 뒤 떨어진 구식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전 그 때가 아직도 좋습니다. 이제 늙어가는 모양입니다. 거의 반세기를 살았으니까요.

크리스마스와 새해 잘 지내세요. 자주는 못하지만 이렇게 안부 전할 수 있는 문명의 혜택이 있으니 참 좋습니다. 참 지난 해 보은 예수마을 방문 중 같이 계란 닦았던 젊은 친구 기억나세요? 보나콤에 들어올려고 생각중이라는 형제 말씀입니다. 결정하고 들어왔는지요? 안부 전해주세요. 목사님, 사모님, 유은이, 그리고 희원이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카나다에서 김성수 드림   
Monday, Decemebr 17,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