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집사님께

by 무익한 종 posted Jan 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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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님 보내주신 편지와 올려주신 사진은 잘 보았습니다.
키가 훌쩍 큰 효림이가 너무 늠름해 보이는군요.
만날 때마다 혼자 음악에 맞춰 익살스럽게 춤추던 모습이 떠올라
사진을 보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시내는 아가씨가 다 된 것 같습니다. 예쁘고 곱게 자라는 두 아이에게
주께서 은총을 더하사 더욱 귀한 믿음의 사람들로 자라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성탄절 무렵에 몇 분의 토론토 분들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밀알교회를 다니시는 분들, 다른 교회로 옮기신 분들
새로운 교회를 시작하시려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며
떠나온지 벌써 몇년이 지난 일인데도 불현듯 엊그제의 일처럼 떠올라
마음이 많이 우울했습니다.

장로님들은 다들 평안하신지요.
제 손을 꼭 잡으시며 교회를 위해 눈물 흘리시던 장로님의 얼굴이 눈에 어른거립니다.

저희 가족들이나 공동체 식구들은 다들 주님의 은혜 중에 잘 지내고 있어요.
아이들도 홈스쿨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며 자리를 잡아 가는듯 합니다.
둘째 희원이는 그래도 학교가 내심 많이 그리운가 봅니다.
선생님께 칭찬받고, 아이들과 어울려 놀던 일을 생각하며 때로는 힘들어 합니다.
그럴 때면 아침에 제가 양계장에 갈 때 깨워서 가방을 들고 저를 따라 양계장까지
함께 가곤 합니다. 마치 학교에 가듯 그렇게 양계장까지 따라갔다 오면 훨씬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하게 되거든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면서는
학교에 온 것처럼 인사를 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합니다. ^^
홈스쿨한지 약 일년 반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한문은 500자를 배워서
배운 것을 다쓰는 시험도 훌륭하게 통과하였습니다.

공동체는 제가 캐나다에서 돌아온 이후 주님의 은혜로 농업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제는 마을 주민들도 저희의 농업방법에 귀를 기울이고 강의를 요청하시기도 하고
저희의 농법대로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시는 분도 생겼습니다.
거기다 현재 섬기고 있는 중국의 신학교 학생들에게 저희에게 알게 하신 농업방법들과
양계를 가르치며 지하교회 지도자들로 하여금
자비량 선교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중이예요.

올해에는 건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예배당도 짓고, 아이들 교육공간, 식당, 그리고 손님숙소에
새로 들어올 두 가정이 살 집도 지을 예정입니다.
이 일을 위해 지난 년말에 온 식구들이 금식하며 기도하고
이제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예요.

새해를 시작하게 하신 주님께서 집사님 가정과 일터 위에
새 영으로 함께 하사 하시는 일마다, 기도하시는 제목들 마다
주님 기뻐하시는 선한 열매를 많이 맺게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평안을 전하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