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관한 기사

by 조그만씨 posted May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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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미얀마 양곤의 피시방입니다. 여기는 전기·수도·통신 모두 두절입니다. 어제(5월 9일) 오후 6시 40분 양곤공항에 무사히 도착해 세관도 거뜬히 통과했습니다. 이 곳 현지에 사시는 선교사 곽모씨, S씨 등 많은 분의 협조 속에 짐 조사 하나 없이 공항 세관을 통과하였습니다.

 

그린닥터스가 지금 이 상황에서 미얀마에 도착한 것 자체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전부 다 나가라"고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종용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에서는 곽 선교사에게 연락을 취해서 "그린닥터스팀(2진인 본진)이 태국의 방콕에서 대기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호주와 미국인 거주자나 관광객들도 미얀마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각국의 구호팀들은 태국에서 대기하면서 입국명령을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우리 그린닥터스팀이 비자를 받은 직후부터는 누구도 미얀마 당국으로부터 비자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마지막 비자를 받았고 그 전에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이 곳 미얀마에서는 '외국인 출입금지'입니다.

 

참사 이후 물가 2배 상승... 극빈층은 어쩌나

 

여기에서는 1주일 후 식량이 동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이 털리는 소규모 폭동의 조짐도 있습니다. 이 곳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식량지원과 의료지원입니다. 모든 학교는 폐쇄됐습니다.

 

우리는 이 곳에서 신학교 학생 30명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집에 돌아가는 데 이틀이나 걸리기 때문에 학교에 남아 있었습니다. 교사 등이 사이클론으로 부서졌고 먹을 것이 없어서 신학생 식사비만 하루에 20만원이 나간다고 학교 관계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부서진 교회의 창문이나 지붕의 대나무를 떼 내어 자기 집을 수리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린닥터스팀 외에는 외국의 어느 구호단체도 아직 이 곳 미얀마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5월 10일) 아침 그린닥터스 진료 2팀이 이곳에 도착하면 오후에 배를 타고 양곤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사이클론 피해가 극심한 달라섬의 달라크리닉에서 미얀마 내과의사와 같이 진료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달라크리닉은 한국인 목사가 세운 병원인데 운영의 어려움으로 2주 전 문을 닫았으나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단이 들어와서 다시 병원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근무하던 간호사와 의사가 함께 지역 통장인 오카타의 허락을 받아 현지 피해주민들을 무료 진료하게 됩니다.

 

내과(안유정), 외과(김창수), 안과(정근), 피부과, 열대의학(김정용), 산부인과 등 한국인 의사 4명과 한국인 간호사, 의료기사 5명, 미얀마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 통역 등 모두 20명의 그린닥터스 미얀마 응급의료팀이 진료를 시작합니다.

 

지금 이 곳 미얀마는 장티푸스가 창궐할 조짐이 있습니다. 이미 설사·복통·두통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수인성 전염병의 대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날씨는 무덥고, 물가는 사이클론 참사 이전에 비해 이미 2배나 올라서 극빈층은 목숨 부지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외국의 원조는 차단되어 있고 물건을 부쳐도 제대로 도착하기가 힘든 곳입니다.

 

암흑천지인 미얀마... 곧 야전진료 합니다

 

이곳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돈입니다. 옷을 보내오면 색상이 맞지 않아서 입을 수 없고 식량을 보내도 중간에서 없어지기 일쑤라고 합니다. 사이클론 피해 이후 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미국 돈 1달러에 대한 미얀마의 공식환율은 8짜시 정도입니다. 그러나 암시장에서는 1달러에 1200짜시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공식 환율의 140배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미얀마 화폐인 짜시는 최고액권이 1000 짜시입니다. 미화 1만 달러를 짜시로 바꾸면 라면박스 2개 분량입니다. 대개 1000 짜시와 500 짜시로 바꾸어준다고 합니다. 국제학교의 학비가 한국 돈 500만원인데 라면박스에 돈을 담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들고 온다고 합니다. 돈을 세는 데도 직원 여러 명이 달라붙어 헤아린다고 합니다.

 

지금 식량과 의료지원이 가장 시급합니다. 지난주 토요일 새벽 두시, 모두가 잠든 시간 사이클론이 이 곳 미얀마를 덮쳐 침수와 부러진 나무 등으로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밤은 전기가 없어 암흑천지입니다.

 

그린닥터스가 기적적으로 이 곳에 들어옴으로써 수많은 미얀마의 친구들을 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문을 닫은 한국인의 달라병원이 이미 미얀마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설립 운영된 병원이어서 그린닥터스팀이 긴급 의료지원활동을 벌이는 데 법적 하자가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단은 물론이고 회원 모두가 모두 한 마음으로 미얀마 친구들을 구호하는 일입니다. 이 모두가 곽 선교사를 비롯해 현지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의 덕분입니다.

 

오늘(5월 10일) 오후 진료가 끝나고 내일(5월 11일)도 아침부터 달라 섬에서 하루 종일 진료를 하게 됩니다. 월요일(5월 12일)엔 정부와 마을의 허가를 얻어서 에야와디 강 지역에서 야전 진료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해 미얀마에서는 수도인 양곤 시내뿐만 아니라 전 국토가 피해를 입었고, 특히 주변의 섬들과 에야와디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큽니다.

 

크리스천인 저도 부처님의 덕을 바라며 기도합니다

 

참, 다가오는 월요일(5월 12일)은 부처님탄신일입니다. 불교국가인 이 곳 미얀마의 모든 친구들이 부처님의 덕으로 사이클론의 참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게 되기를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복구는 더디지만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 현지를 둘러보니 곳곳에서 전신주를 새로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또 도로를 가로막고 있는 부러진 나무들을 한창 제거하고 있는 모습도 쉽게 목격되었습니다. 복구 작업이 조금씩 진행되면서 치안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순하고 착합니다.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물건을 팔고 있고 버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1주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식량과 의료지원이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특히,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은 원래 매년 6월이면 말라리아와 뎅기열이 창궐합니다. 전염병 예방사업이 중요합니다. 그린닥터스 긴급의료단 9명은 최선을 다해서 미얀마의 친구들을 마지막 한사람까지 살려내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그린닥터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