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벼 타작을 하고 있습니다.

by bona posted Oct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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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에 산 콤바인을 가지고 양동현 집사님과 제(김용수)가 동네 타작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전집사님이 담당하여 맡아서 해 오던 양계는 타작하는 동안
이곳에 양계와 자연농업을 배우기 위해 와 계시는 이성학 선교사님이
대신하여 맡아서 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머지 전집사님, 목사님 성근형제, 규백형제는 선교센터 건축을 맡아서 하고있습니다.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빨리가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네 최기철 할아버지 타작을 하였습니다.
체메기라는 곳에 있는 논인데 여느해 같았으면 콤바인 푸대로 약 110개정도 수확을 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콤바인 푸대를 100개만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타작을 다 하고 나니 빈푸대를 10개를 넘게 가지고 가시며 씁쓸해 하셨습니다.
동네 전반적으로 작황이 많이 안좋은 해인것 같습니다.

참시간이 되어 새참을 먹고 있는데
이병윤 아저씨가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시다가 불렀더니 오셔서 함께 참을 먹었습니다.
옛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타작하거나 모내기를 할 때면 옛날에는 동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날이었답니다.
콤바인이나 이앙기가 없었던 시절이라 손으로 다 해야 하니까 온 동네 사람들이 힘을 모아 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럴때는 밥이 먹고싶은 사람은 논 근처를 어설렁거리면 얻어먹을 수 있었답니다.
인심좋은 이동네는 새참이나 밥시간에 근처에 누가 지나가면
"어여와 식사 같이 하자!!"고 초청을 했었답니다.
오늘도 최기철 할아버지는 새참시간에 차가 한대 지나가는데 "좀 먹고 가시오!!"하시며 불렀는데
옆에계신 이병윤 아저씨 "모르는 사람을 왜 불러!!" 하니까
옛날에 최기철 할아버지가 어딘가 길을 가는데 누가 새참을 먹더랍니다.
마침 배가 정말 고파서 제발 좀 불러주기를 기다렸는데 아무도 불러주지를 않아 서운했던 기억이 있으셔서
새참을 먹는데 누가 지나가면 꼭 부르신답니다.
그런데 학림이라고 하는 동네는 지나가면
초청은 하지 않고 "우리 밥먹고 있어!!"하고 말았답니다.

6.25 때 이야기도 해 주셨는데
그때 이병윤 아저씨 7살, 최기철 할아버지 19살이었는데
공비들이 이마을에도 찾아와서 총도 쏘고 국지전이 있었나 봅니다.
총소리만 나면 최기철 할아버지는 짚단 뒤에 숨거나 엎드리곤 했는데
이병윤 아저씨는 m1 이라는 총소리가 나면 숨고 따발총 소리가 나면 겁도없이 뛰어다니며 놀곤 했답니다.
아저씨들이 "너 왜 총소리가 나는데 왜 안피하고 다니냐?"하고 물었더니
총알이 m1은 뾰족해서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피하지만
따발총은 총알은 두리뭉실하기 때문에 뚫고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라며 겁없이 뛰어다니곤 했답니다.

오랜만에 동네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어며 웃을 수 있었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