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모이

by 무익한 종 posted Oct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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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오늘은 오전부터 전기톱과 망치 등을 챙겨들고
먼저 공동공간에서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자매들을 힘들게 하는
각종 잡지와 편지 신문등을 제대로 정리해 두기 위해
편지와 잡지 그리고 신문 거치대(?)를 만들었습니다.
혼자서 뚝딱거리다 보니 뭐가 잘 맞지 않아서
나중에 다 조립하고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성철이가 와서 보고는 결벽증이라고 놀리더군요.

오후에는 성철이와 둘이서 창고에서 공구들만 따로 구분해서
진열하기 위한 공간을 합판으로 막아서 만드는 일을 하였습니다.
파이프로 기둥을 세우고 합판으로 벽체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문까지 달아 두었는데 공구 정리는 시간이 없어서
다른 날 하기로 하였습니다.

양계장의 병아리들은 걸신들린 것처럼 정말 잘 먹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모이를 주다보니
아침에 인기척만 나면 철망을 뚫고 나올 듯이 덤벼듭니다.
오늘부터는 모이를 하루에 한 번씩만 주기로 하고
오전 내 굶겼더니 열심히 계사 바닥을 헤집고 다니며
모이를 주워 먹었습니다.
계사 바닥에는 볏짚, 왕겨, 한방찌꺼기, 미생물 등을 섞어서
약 7cm이상 깔아 주었는데 일단 지금까지는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지금 현재 약 4주가 지나고 있는데 한 마리가 하루에
약 60g을 먹습니다.
많이 먹는 만큼 하루다 다르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먹는 대로 자라는 병아리들의 성실함을 봅니다.
나는 열심히 주님의 말씀을 받아먹고도 제대로
반응하지 못할 때가 더 많고 게을러서 순종하지 않을 때가 더 많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