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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14

2008-Jun

웨신 사람들 - 희년(禧年) 사회를 꿈꾸는 사람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39.227.157 조회 수: 2728

아래는 최근에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웨신)의 한 교수님이 제게 부탁하셔서 학교의 홈페이지에 올려지게 된 저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희년 사회에 대한 꿈을 공유하고 싶어서 편하게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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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禧年) 사회를 꿈꾸는 사람, 박창수 형제님(M.C.S. 1학년)을 소개합니다.


- 어디사시는 누구세요? 현재 어느 과정, 몇 학년에 재학 중이신지요?


웨신 학우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박창수라고 합니다. 지금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고, 기독교학 석사 과정(M.C.S.) 1학년입니다.



- 가족이야기를 해주세요. 부모님, 형제, 배우자, 자녀들 이야기 말이에요.


삼형제 중 막내입니다. 부모님과 둘째 형 가족은 광주광역시에, 큰 형 가족은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아버님이 가정을 잘 돌보지 않으셔서 생계와 자식교육을 위해 어머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고, 캐나다에 계신 큰 아버님이 저희 삼형제의 대학 학비를 모두 책임져 주셨습니다. 큰 아버님은 연세가 여든이 넘으셨고 지금 건강이 안 좋으신데, 캐나다 교민사회의 원로로서 일평생 학자(이학박사, 신학박사)의 길을 걸어오셨고, 믿는 말씀대로 그 삶을 살려고 하신, 독실하고 보수적인 신앙인(장로)이십니다. 큰 형은 고려대 83학번인데, 중퇴하고 공장에 들어가서 노동자로서 노동 운동과 통일 운동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둘째 형은 의사인데, 광주에서 부모님을 경제적으로 봉양하는 책임을 거의 지고 있습니다.


제 아내는 1999년 봄에 강원도 태백에 있는 예수원에서 3개월 지원훈련을 받을 때 처음 만났는데, 아내가 예수원에서 아처 형제님(대천덕 신부)께 받은 신명인 ‘그나니아’(여호와의 은혜)처럼, 아내는 제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늦게 아들을 낳아서 지금 세 살인데, 이름을 ‘진리이신 예수님께 헌신하라’는 의미를 담아 ‘진헌’으로 지었습니다.



- 그동안 공부는 어느 학교에서 어떤 전공으로 해오셨는지요?


서울대에서 학부는 농경제학을, 대학원에서는 지역사회개발학을 전공했습니다. 학부에서 전공과목으로 토지경제학이 있었지만, 교과서에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 미국의 사회개혁가)의 토지 사상은 단 한 줄 언급되었는데 그것도 칼 마르크스와 함께 묶어 왜곡시킨 내용이었습니다. 강의실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강의실 밖에서 배우고 공부했습니다. 헨리 조지의 대표작인 『진보와 빈곤』을 직접 읽으면서, 그 책이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과 빈곤의 참상 앞에서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긍휼로 가득 차 있고, 빈곤을 합리화하는 사이비 학자들에 대한 선지자적 분노가 담긴 성경적인 경제학 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빈곤의 핵심 원인이 무엇인지 경제학적으로 치열하게 파고들어 규명하는 자세에 깊이 탄복하였습니다. 특히 헨리 조지가 빈곤의 해결대안으로 지대 공유제를 제안하면서 그것이 실시되는 이상 사회를 구체적으로 펼쳐 보여 주었는데, 저는 그 비전을 보았을 때, 그 날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 신학을 선택하신 동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작년에 지난 12년 동안 섬긴 단체를 나오게 되었는데, 몇 분이 제게 웨신에서 신학을 하는 것을 권하셨습니다. 그래서 희년(禧年)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웨신에 왔습니다.


저는 최근에 제 자신을 감히 “희년 사회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밝혀 왔습니다. 잘 아시듯이 희년은 레위기 25장에 나오는데, 구약 희년 사회는 제가 이해할 때, 희년 경제법(토지법·주택법·노동법+대부법)을 토대로, ‘무르기’와 ‘속량’으로 상징되는 “희생적 사랑”에 기초한 “자유인의 공동체”입니다. 이 구약 희년 사회의 원리를 오늘날 현실에 맞게 적용하여 구현한 현대적 희년 사회를 저는 소원하고 있습니다. 질그릇 같은 제게 이런 보배로운 소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영광을 돌립니다.


제 직함이 조금 많은데, 제가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섬기는 이유는, 한미FTA가 반(反)희년적인 경제·사회 체제를 강제하기 때문에 그것을 막는 일이 일단 시급하다고 판단해서입니다. 그리고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월간 <복음과 상황> 편집위원, 성서한국 집행위원 겸 경제 분과 전문위원 등을 섬기고 있는데 그 이유도 먼저 한국 교회가 희년 공동체로 개혁되어 이 사회를 희년 사회로 견인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희년 교회와 희년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희년 신학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공부하기 위해 신학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 교회봉사 및 사역은 어떻게 해오셨고, 또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예수님을 영접했고, 광주 양림교회(예장개혁)에서 신앙을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87년 봄 어느 주일 오후, 광주 금남로 노상에서 개최된 시국 기도회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기도회는 광주 전남 지역의 교회들이 보수·진보를 넘어 함께 연합하여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상징되는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의 폭압 통치에 대한 저항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담고 개최되었습니다. 이 기도회는 비록 전경 수천 명에 둘러싸인 채, 최루탄과 최루가스 때문에 고통스럽게 진행되었지만, 1980년 5·18 이후 광주에서 열린 최대 시국 집회였습니다. 약 2만 명 성도들이 참여해서 도청 앞 분수대에서 광주은행 사거리까지 가득 메웠습니다. 저희 교회는 전교인이 성가대로 참여했는데, 그 때 부른 찬송가 521장 ‘어느 민족 누구게나’는 지금도 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온 성도들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눈물로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회 후 광주에서는 민주화 시위들이 봇물 터지듯이 터지면서 6월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공의를 위해 연합된 성도들의 부르짖는 이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셔서 얼마 후 6월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졌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 기도회 다음날, 학교에서 수업 중에 비기독교인인 담임선생님이 전날 시내에 나갔다가 우연히 본 시국 기도회와 기독교인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씀하실 때, 저는 공의를 위해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자 애쓰는 교회는 이 사회에서 존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 저는 불의한 사회 현실 앞에서 ‘성경에 기초한 공의’를 추구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서울에서 다닌 교회의 분위기는 성경에는 관심이 있지만 공의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반대로 학교에서 제가 가입한 기독단체에 있는 소수의 기독인들은 공의에는 열정적이었지만 성경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기독인들의 성경과 공의 간의 분열상 앞에서 저는 제가 틀린 것인지 고뇌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와 같은 분열상은 지금도 계속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내수동교회(예장합동)에서 대학부 행정국장을 섬겼고, 형제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4년 정도 생활했습니다. 이 형제 공동체 시절은 각자 가진 돈을 모두 한 서랍에 넣고 필요에 따라 쓰는 실험,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모시고 와서 함께 사는 실험 등을 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후 개척교회를 몇 해 섬겼고, 최근에는 가정교회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있어서 이름을 ‘예수가정교회’로 하고 저희 집에서 두가정과 함께 교회를 이루어 섬기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가 먼저 희년 교회로 거듭나서 하나님 나라의 지상적 실체를 나타내고, 빈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를 ‘더불어 다함께’ 사는 희년 사회로 변혁하여,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교회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 앞으로의 사역 계획은 어떠신지요?


한미FTA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일단락되면, 희년 경제의 원리를 담은 세계 다큐멘터리(인도의 비노바 바베, 미국의 헨리 조지, 러시아의 레프 톨스토이, 중국의 쑨원)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독인들에게 희년 경제의 원리와 그 적용 방안을 교육하는 ‘희년 학교’와 ‘희년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자 합니다.


또 아처 형제님이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빈곤과 실업과 경제위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희년 경제 방안을 지속적으로 역대 대통령과 고위 관료, 국회의원들에게 전파하고 기독인과 국민에게 교육한 것과 같은 ‘큰 선교’를 하신 것처럼, 해외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희년 경제를 구현하는 큰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선교사들과 연계하여 이론과 정책을 공급하는 사역 등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은사를 갖고 헌신하는 분들이 계시면, 부동산 부자 기독인들이 소유 토지를 공동체에 신탁하는 ‘공동체 토지신탁’ 운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또 국내의 가난한 사람들과 (한국 교회가 통일을 위해 매우 실제적으로 준비해야 할) 장차 이북의 동포들에게 무이자(최저이자)로 대부해 주는 기독교은행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



- 웨신대는 어떤 점에서 좋은 학교인지요?


저는 ‘성경에 기초한 공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웨신은 성경을 중시하는 복음주의 전통에 서 있으면서, 동시에 교회와 사회의 공의로운 개혁을 배격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 좋아하시는 성경구절과 성경인물은?


제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이사야 61장 1-2절입니다. 예수님이 나사렛에서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선포하시면서 인용하신 말씀이기도 한데, 사람의 힘이 아니라 ‘주 여호와의 영’의 역사로 ‘여호와의 은혜의 해’가 선포될 것이라는 말씀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제가 좋아하는 성경 인물은 모세와 여호수아입니다.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말씀에 굳게 서서, 우리 시대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으로 착취당하고 있는 사람들과 농민들과 철거민들을 비롯한 가난한 사람들을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현대판 모세와 여호수아와 같은 사람들을 한국 교회가 길러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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