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이틀 전에 탈북자매가 두 살 된 딸을 데리고 우리집을 방문했다. 청소년기에 우리와 함께 살았었고 내가 결혼 주례도 맡았었는데, 이젠 엄마가 되어 어린 딸을 지혜롭게 잘 키우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서 아기를 낳지 않고 부부만으로 지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갖고 보니 육아의 기쁨에 푹 파져서 힘들지 않고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는 아이와 숨바꼭질도 하고 안아주고 무릎에 앉혀놓고 이야기도 하며 재미있게 놀다 보니 아이는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나도 때묻지 않은 아이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노는 행복을 누렸다.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를 안고 축복하셨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어린아이는 특별한 존재이다. 어른이 되어 순수함을 잃어버린 우리를 부끄럽게 돌아보게 하는 스승이다.
예수님은 어린아이를 실족하게 한다면, 차라리 큰 돌을 목에 메고 바다 밑으로 떨어지는 게 낫다고 하신다.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돌보는 육아의 짐도 가볍지 않듯이, 우리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돌봄의 무게는 큰 돌을 목에 메고 바다 밑으로 떨어지는 무게와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진정 사랑으로 돌본다면 그건 전혀 무겁지 않다. 예수님은 “내 짐은 가볍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