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다벨(Darvell)에서 부활인사를 드립니다!
보나에도 봄은 왔겠지요?
보나 식구들에게 다벨 공동체를 대신하여 부활 인사를 드립니다.
그 동안 건강하셨는지요.
아침에 우리 막내 이불을 털러 나갔다가 수선화가 가득한 뒷뜰을 보고 그만 환호성을 질렀어요. 춥고 매서운 바람에도 꼿꼿이 고개를 내세운 꽃들과 새싹들, 어린양 맞을 준비에 분주한 농장의 형제들은 부활절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어요. 봄은 언 땅을 녹이며 새싹을 틔우는데 우리의 꽁꽁 얼어버린 마음과 세상은 봄이 온 것도 모릅니다.
공동체가 몇 주간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준비해 왔습니다.
한 곡 한 곡 노래에 마음을 담으며 예수께서 친히 지고 가신 우리의 질고와 고뇌를 내려 놓았습니다. 그 안에서 ‘평화와 일치’의 기적을 경험하며 작은 희망의 싹을 키워 봅니다.
다시 한번 그 분만이 우리의 희망이시요, 고난의 십자가를 따르는 것만이 어둠을 이기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부활절을 앞둔 지금 고백합니다.
계간지인 ‘플라우’가 봄, 44호로 나왔습니다. http://www.ploughbooks.co.uk/downloads/plough44.pdf
부활 인사도 드릴 겸 공동체가 살고 고민하는 이야기도 실을 겸 보냅니다.
영문판이라 각 주제 설명을 잠시라도 해볼까 합니다.
‘Breaking The Cycle’(3쪽)은 지난 1월에 영국 헤이스팅스와 런던에 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된 ‘학교 내 조직 폭력’에 대안을 제시한 우리 공동체의 프로그램입니다. 전 뉴욕의 조직폭력배였던 서지오가 폭력과 마약으로 얼룩졌던 자신의 10대를 랩송하듯이 털어 놓으며 무대 위에 펼쳐진 묘비를 가리켰습니다. 네 이름도 여기에 쓰여지길 원하는가 물었을때는 1000 명에 육박하는 관객석은 흐느낌으로 가득했습니다. 묘비들은 작년 한해 런던에서만 살해당한 27 명의 10대들의 이름들이 적혀 있었지요. 묘비 뒷 편에 전시된 걸개 그림에는 마틴 루터 킹, 무하마트 간디, 마더 테레사 등 자신의 목숨을 내 걸고 뜻깊은 삶을 살아간 인물들이 보여졌습니다. 미국에 이어 영국에도 청소년 폭력 사태는 나날이 심각해 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난하고 외로운 청소년들에게 조직 폭력과 섹스와 마약 이외에도 대안적 삶이 있음을 제시하는 일에 다벨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배포하는 ‘Why Forgive?’(‘우는 사자를 몰아내라’, 규장)에 포장하는 자매들의 손길에 기도가 배어 있습니다. ‘한 아이의 삶만 바뀌어도 세상은 변할 것입니다. 주님 도와 주소서.’ ‘Rwanda’(6쪽) 방문기는 국제 구호 기구이며 공정무역 거래운동으로 잘알려진 옥스팜(Oxfam)을 통해 우리 공동체의 두 부부가 르완다를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르완다하면 14년전에 후투와 투치족 간의 내전과 대량학살로 악명이 높은 아프리카의 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 마을 안에서 두 부족 간의 화해가 이루어지고 마을이 다시 건설되고 있는 기적에는 세계가 주목하지 않는 듯 합니다. 옥스팜이 전 세계에서 모은 기금이 마을을 건설하는 주민들의 임금으로 쓰여지고 있고, 두 부족 간의 지옥 같은 학살을 서로 용서하고 학교를 짓고 모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 삶을 약속합니다. 몇 마일을 걸어서 더러운 강물에 식수를 떠오고, 평평한 돌에 밀을 갈며 식사를 준비하는 여인네, 가정을 버린 남편을 대신하여 만삭의 몸으로 벽돌을 나르는 아낙네를 보며 젊은 부부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들의 방문은 우리로 하여금 삶을 되돌아보며 무엇을 놓치고 있는게 각성케 하였습니다. ‘절망이 무너지다’(8쪽) 공동체의 설립자,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개인과 세상의 필요’라는 책에서 발췌된 글입니다. 독일 1차 대전 패배 이후, 나찌가 꿈틀거리며 거짓 희망을 약속하던 때에 작은 기독공동체로 예수의 희망을 전하려고 했던 그의 목소리가 여전히 우리 가슴에 쩌렁쩌렁 울립니다. 사랑이 무참히 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죽음보다 더 강합니다. ‘나, 그들과 함께 웁니다’(13쪽) 우리 공동체와 오랜 친분이 있는 독일의 바제스게마인데의 청년, 레지나의 엘살바도르 1년 체험기입니다. ‘벨기에 라푸드리에 공동체의 50주년을 기념하며’(16쪽) ‘짧은 이야기 한편: 막혀 버린 계곡물’(18쪽) 공동체의 모든 이들이 잘 알지만 두고두고 읽는 이야기입니다.
‘부활절 노래 한편: 부활의 불’(24쪽) 친구들과 식구들과 함께 불러 보세요. 아주 쉽고 신나는 곡입니다. ‘책 소개’(25쪽) 무료전자책 서비스 기억하시죠. www.ploughbooks.co.uk/ebooks/korean/ |
쉴터에서 나왔던 ‘잃어버린 교육, 용기’가 달팽이 출판사에서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새제목으로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다시 보시길 원했는데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 누군가가 첫번째 양이 태어났다고 알려 주었어요.
어제는 주님의 고통과 부활을 기리는 ‘주의 만찬’을 모두 기리었구요.
‘평화와 일치’로 모두 하나됨을 맛보았습니다. 그럼 다음 여름호 나올 때까지 건강하십시오. 빛은 반드시 어두움을 이긴다는 것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