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0.
엊그제에는 한국에 6년을 살았지만 서울구경 못한 케냐자매와 친구, 그들 어린 자녀 셋을 데리고 나들이를 했다. 경복궁에서는 한복을 빌려입고 다녔고, 인사동과 청계천과 남대문 시장을 들러 남산 타워까지 올랐다. 행복한 모습을 보니 기뻤다. 어제는 카자흐스탄 자매와 두 자녀, 그리고 아빠가 전쟁터에 있는 우크라이나 소년을 집으로 초대해서 식사 교제를 했다.
자매들은 모두 비자 시스템에 대해 잘 몰랐고 사정이 있어서 체류 기간을 넘겨 비합법적인 상태로 있기에 불안한 마음이 있다. 상황을 모르는 아이들은 밝고 한국어도 제법 잘한다. 돌 지난 케냐 아이는 내 품에 꼭 안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여기며 반기고 사진도 찍는다. 자매들과 아이들 모두 한국과 사람들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친한파이다.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들을 색출하고 추방하는 소식을 듣는다. 살기 좋은 나라로 여겨져 수많은 이민자와 절박한 상황의 난민들이 거주하게 되었는데, 너그러운 환대로 지속되었던 그 흐름은 노골적 혐오와 추방을 외치는 통치자와 그를 지지하는 백인 크리스천들로 멈추고 있다. 불안한 나그네들이 살기 힘든 시대이다. 아무쪼록 우리의 환대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