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3.
북한이탈주민들을 돕던 과정에서 알게 된 안타까운 현상이 있었다. 북한선교학교의 강사가 언급하기를 그들에게 ‘유랑의 영’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에 정착 후 캐나다와 유럽으로 적지 않은 이들이 옮겨갔다. 이유는 그곳이 한국보다 살기 괜찮다는 유혹도 있었지만, 그보다 한국에 충분히 마음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에도 마음 붙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북미에 찾아온 많은 이민자들도 그렇다. 처음 도착한 곳에 잘 정착하는 사람은 드물다. 마음 붙이지 못해서 혹은 더 나은 곳을 찾아서 이동한다. 누구나 낯선 곳에 마음 붙이기가 어렵다는 것을 이해한다.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기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렇게 흔들리기 쉬운 우리 마음을 깨운다. 그 집으로 간 이유도, 머무는 이유도 보냄 받았기 때문 아닌가?
우리 걸음의 방향과 선택, 인간관계, 앞으로의 여정이 어떠해야 할까? 나그네 인생이니 옮기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나그네로서 힘들고 외로울 때가 많지만, 그래서 옮기게 된다면 지혜롭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예수님도 나그네이셨다. 그러나 주님은 힘들거나 외로워서 혹은 편한 곳으로 옮기지 않으셨다. 머물든지 옮기든지 보냄 받은 자로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