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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09

2013-Aug

박원순 시장이 필패할 수밖에 없는 경전철의 딜레마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01.108.78 조회 수: 835

박원순 시장이 필패할 수밖에 없는 경전철의 딜레마

- 서울시 경전철에 서민 주거 안정은 없다! -

 

박창수

 

오늘 권오인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국책사업감시팀장과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의 인터뷰 기사를 <오마이뉴스>에서 읽었다. 그런데 어디를 보아도 경전철 건설이 역 인근의 주택과 상가의 전월세 가격을 폭등시키는 문제,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반드시 검토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며, 나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미 글을 기고했었다(“박원순 시장님, 경전철 건설 계획을 거두세요 - 서울 전체가 투기장이 되어버릴 것”, <오마이뉴스>, 2013725). 경전철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전월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며, 다만 그 상승의 폭은 지역별로 다를 것이다. 예컨대 서울시 경전철 9개 노선 가운데 3개 노선이 통과하는 관악구의 경우, 그 상승폭은 매우 클 것이다.

 

최근에 관악구의 한 지역 방송에서 한 시민은 "3년 전에 경전철 한다고 도로 넓히는 과정에서 지역에 있는 집 전세가 7천만 원인 집이 2~3천만 원 올라서 9~1억 원이 됐어요. 지역 주민을 위한 경전철이라 하지만, 실제로 지역 주민이 떠날 수밖에 없게 하는 기재일 뿐"이라고 경전철 건설을 비판했다(“경전철 사업 보완책 마련 주장”, <현대HCN 관악방송>, 2013730). 계획 발표와 도로 확장만으로도 전세가격이 이렇게 폭등했다면, 만약 실제로 경전철을 완공하게 되면 얼마나 더 폭등하겠는가? 이 문제에 대해 나경채 관악구 의원(노동당)은 다른 언론에 보낸 기고문에서 자세히 비판했다.

 

이번에 발표된 9개 경전철 노선과 지하철 9호선 연장까지 총 10개 노선에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정류장은 총 98개입니다.

 

전철역이 생기면 그 주변은 소위 역세권이 되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상가와 주택의 많은 전월세 세입자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실상 개발 난민으로 전락하여 살던 곳, 장사하던 곳에서 쫓겨나는 것이 상례입니다. 안타깝게도 관악구청장도 서울시장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습니다. (중략)

 

저는 가장 큰 문제는 아래의 파이낸셜 뉴스가 기사화한 것처럼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전월세 세입자들에게 임차료 폭탄을 안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에서 난향동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이곳에 경전철이 개통되고 공사 중인 신림~봉천터널 등이 개통되면 집중 조명될 것이라며 현재 3.3800만원이면 2종 주거지 매입이 가능한데 부동산을 잘 아는 사람들은 더 오를 것을 기대하고 3.31200만원에도 내놓지 않는다

 

이미 부동산을 잘 아는 사람들은 평당 400만원을 더해도 매도할 의사가 없다는 이 충격적인 증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기사에 언급된 바와 같이 38천만원 하는 난곡 휴먼시아 2단지 전용 25평의 경우에 1억원을 더 얹어서 48천만원을 줘도 팔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나경채, “누구를 위한 경전철인가?”, <레디앙>, 201384).

 

나 의원에 따르면, 관악구에서 전체 21만 가구 가운데 자기 집에서 사는 가구의 비율은 30.6%밖에 되지 않고, 남의 집에서 사는 가구의 비율은 약 70%나 된다. 관악구에서 경전철은 그 70%의 세입자 가구에게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고통을 안겨 주게 될 것이다. 나는 윤준병 본부장이 인터뷰에서 경전철 건설에 대해 이동권을 강조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모든 사람에게, 특히 장애인에게 이동권은 중요한 기본적 인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나는 이동권이 중요하다면 주거권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지역에 주거를 하지 못하고 변두리로 내쫓기는 사람에게 무슨 이동권이 있을 수 있겠는가? 기본적으로 지역에 안정적으로 주거를 할 수 있어야, 그 다음에 그 주거 지역에서 직장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논할 수 있지 않겠는가? 윤 본부장이 시민단체에 대해 함부로 글을 쓰지 말고 먼저 문의하고 확인하라고 쓴 소리를 해서, 서울시청으로 전화를 걸어 노병춘 서울시 광역교통팀장에게 문의했다.

 

서울시가 공개한 연구용역보고서인 <서울특별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대한 종합발전방안>에는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 ‘추후 수행 예정으로 기재된 사전환경성검토사전재해영향성검토는 각각 환경문제와 자연재해를 검토할 뿐, 서민 주거 안정은 포함하지 않는 것 같은데, 맞는가?”

 

노병춘 팀장은 보고서에 경전철 건설이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 항목은 없다고 대답하면서, ‘사전환경성검토사전재해영향성검토에도 서민 주거 안정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서울시가 사전환경성검토사전재해영향성검토등은 법률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행하고,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법률에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고 변명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법률에 있든 없든 관계없이, 서민 주거와 같이 서울 시민에게 매우 중대한 분야는 검토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국회와 정부에 부탁한다. 이참에 도시철도와 같은 대형공공사업의 경우 (가칭)‘사전서민주거안정성검토를 의무화하도록 아예 법률로 규정해 달라. 그리고 서울시의 초청을 받아 조만간 경전철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부탁한다. 경전철 건설이 서민 주거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검토하고 예리하게 따져 달라. 지금까지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 서울시의 경전철 계획을 비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글을 잘 보지 못하였다. 경전철의 수요예측이나 경제성 검토가 나무라면, 서민 주거 안정은 숲이다. 나무만 자세히 보다가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시장에게 경전철 계획을 접을 것을 진심으로 권면한다. 박원순 시장은 경전철 때문에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만약 어떤 노선들에서 경전철 수요가 서울시의 예측대로 되어 경전철 사용 인구가 실제로 많게 된다면, 경전철 인근 부동산의 가격과 임차료는 더욱 더 폭등할 것이다. 주택 세입자들과 상가 세입자들은 폭등한 전월세 가격으로 큰 고통을 받을 것이며, 이를 감당할 수없는 세입자들은 변두리 지역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다른 노선들에서 경전철 수요가 서울시 예측대로 되지 않아 경전철 사용 인구가 실제로 적게 된다면, 다른 지역의 기존 경전철처럼 서울 경전철은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 막대한 경전철 건설 재정도 쓸모없게 될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정책 실패이며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이다. 박원순 시장의 경전철이 필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박원순 시장이 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전철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가칭)주거권기독연대()

 

- 참여 교회: 개혁교회네트워크(교회다움, 너머서교회, 더작은교회, 더함공동체교회, 디딤돌교회, 무지개교회, 새들녘교회, 새맘교회, 아름다운양지교회, 언덕교회, 예인교회, 징검다리교회, 함께여는교회), 내수동교회 청년부 희년윤리팀, 들녘교회, 뜨인돌교회, 예수가정교회, ..교회(넝마공동체), 한뜻교회

- 참여 단체: 교회개혁실천연대, 생명평화연대, 성서한국, 평화누리, 희년사회를꿈꾸는사람들, 희년함께

- 개인 회원: 고석동, 김근주, 김영준, 박세영, 박창수, 신소웅, 오세민, 정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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