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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20

2013-Aug

천지 창조에 담긴 ‘뜻’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01.108.109 조회 수: 2340

천지 창조에 담긴

 

 

박창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씀은 매우 중요한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창조주 하나님이 유일하신 하나님이시며, 또한 피조 만유(萬有)의 주()이시다. 일월성신을 비롯하여 창조된 것들의 대부분은 고대 이스라엘 인근 국가들에서 신으로 숭배되었던 것들이다. 그것들을 하나님이 창조하셨다는 것은, 그 우상들의 거짓 신성의 정체를 폭로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오직 하나님만이 유일하신 하나님이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하늘도, 땅도, 사람도 다 하나님의 것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만유의 소유권을 갖고 계시다. 사람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땅에 대해서도, 집에 대해서도, 돈에 대해서도, 심지어 자기 목숨에 대해서도 사람은 주인이 아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그것들에 대해 사용권만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그것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사용해서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사람이 만유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유일하신 소유권을 대적하여, 자신을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고자 하는 것과 같다. 이는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는 뱀의 꾐에 빠진 아담과 하와의 범죄, 그리고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닿게 하여 자기들의 이름을 내려 한 사람들의 범죄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땅과 집과 돈에 대한 사람의 소유권을 절대적이고 배타적으로 옹호하는 토지사유제와 자본주의의 이면에는, 모두 이러한 반()기독교적인 악한 죄가 흐르고 있다. 성도들은 깨어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12:2)여야 한다.

 

 

둘째, 창조주 하나님은 역사의 주()이시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과 만유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주관하시며 섭리하신다. 이 역사는 주 하나님으로 말미암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에서 을 찾을 수 있다. 역사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 함석헌이 뜻으로 본 한국 역사(원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 역사)를 쓴 것도 역사의 의미를 찾고자 애쓴 것이다. 또한 이 역사는 시작과 끝이 있다. 이 역사는 주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며, 주 하나님께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의 길을 신뢰할 수 있다. 악인이 권세를 잡고 불의를 자행하지만, 그것은 잠깐이며 시한이 있다. 악인과 그 권세는 모두 하나님의 장중(掌中)에 있으며, 하나님은 반드시 악인을 심판하실 것이다.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11:36). 하나님은 역사를 공의로 통치하신다. “의와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89:14).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위임통치령(1:28)을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공의를 행하여,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역사 통치에 참여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책임이며, 우리는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셋째, 창조주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을 그 어떤 역경에서도 능히 건져주실 수 있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고난과 박해 가운데 있는 성도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바라볼 때, 믿음을 회복하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너희는 눈을 높이 들어 누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하였나 보라”(이사야 40:26).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성도들과 함께 하시므로, 성도들은 어떤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을 수 있다. 성도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깊이 생각하며 바라볼 때, 불신 가정에서, 불신 학교에서, 불신 직장에서, 그리고 불신 사회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또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신앙 양심을 더럽히라고 유혹하는 온갖 죄와 불의의 손짓을 거부할 수 있다.

 

 

넷째, 만유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므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마땅하다.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1:31). 하나님이 지으신 만유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 들꽃 한 송이, 들풀 한 포기도 하나님의 손길이 닿은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하늘도 땅도 바다도 그 가운데 만물도 모두 하나님이 창조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소중히 여겨야 한다. 더 나아가 생태 신학의 차원에서, 지나친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땅의 관점에서도 창세기 1장을 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노만 C. 하벨이 창세기의 땅 이야기(The Earth Story in Genesis)라는 책에서 창세기 1장을 해석한 것을 요약하면, 땅은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드러난다. 숨겨진 땅’(Erets Hidden)이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1:2). 땅은 흑암과 물에 의해 숨겨져 있다. ‘깊음’(tehom)’(tiham, ocean)(셈족 계통 언어)과 유사하다. 거주하지 못하는(=공허한) ’(Erets Uninhabited)이다. ‘공허한’(tohu wabohu)(1:2)거주하지 못하는’(Uninhabited, tohu)의 확장형이다. “여호와는 하늘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며 땅도 조성하시고 견고케 하시되 헛되이(tohu) 창조치 아니하시고 사람으로 거하게 지으신 자시니라.”(45:18). 등장하는 땅’(Erets Staging)이다. 빛 창조(1:3-5)와 궁창(하늘)을 기준한 물의 분리(1:6-8) 및 하늘 아래 물(바다)의 한곳으로 모임(1:9)에 의해, 흑암과 물로 숨겨져 있던 뭍()이 등장한다(1:10). 드러나는 땅’(Erets Revealed)이다. 지현현(地顯現, Geophany)이다. 동사 ra'ah는 드러나다(be revealed)는 의미이다(1:9, “뭍이 드러나라”). 활동되는 땅’(Erets Activated)이다. 하나님이 땅을 활동시키자 땅 안에 있는 잠재적인 생명력이 생물로 나타났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1:11-12).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육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1:24). 비춰지는 땅’(Erets Illuminated)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밤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별들을 만드시고 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시며”(1:14-17). 땅의 관점에서 해와 달과 별들은 땅을 비추기 위해 창조되었다. 완성되는 땅’(Erets Complete)이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2:1). 엿새 후에 땅이 완성되었다. 정복되는 땅’(Erets Subdued)이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1:28). 인류에 의해 정복되는 땅이다

 

 

다섯째, 만유 가운데 인간은 하나님이 특별히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존재이므로, 우리가 지극히 소중히 여기는 것이 마땅하다. 들꽃 한 송이, 들풀 한 포기도 하나님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에 소중하거늘, 하물며 이것들보다 더 귀중한 사람은 어떠하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타인도 나 자신도 모두 하나님이 창조하셨기 때문에 지극히 소중히 여겨야 한다. 더 나아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고귀하다. 고대 서아시아에서 하나님의 형상은 을 가리킨다. 창세기 1장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표현함으로써, 고대 서아시아의 인간 왕 숭배를 배격하고, 왕정의 수직적 위계 체계를 부정하며, 모든 사람이 왕과 같이 고귀하게 평등한 존재임을 강조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아담의 범죄와 타락 후에도 소멸되지 않았다. 홍수 사건 후에 하나님이 노아 가족에게,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이유는 바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9:6). 비록 모든 인간은 범죄하고 타락했지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모두 왕처럼 고귀하게 평등하다. 이것이 현실 사회주의와 다른 점은, 현실 사회주의가 수령 한 명이 왕처럼 지배하고 인민들은 그 밑에 평등하게 복종하는 하향 평등화인데 반하여, 창세기는 모든 인간이 왕처럼 고귀하게 평등한 존재라고 함으로써, ‘상향 평등화를 가르친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서부터 이 정신에 따라, 교회의 모든 반()성서적인 수직적 위계 전통을 보다 더 수평적이고 공동체적인 체계와 문화로 개혁하고, 사회에서도 그렇게 개혁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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