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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선교

31

2008-Dec

한미FTA는 구멍 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이식하려는 실책이다!

작성자: 박창수 IP ADRESS: *.179.33.203 조회 수: 2135

 

한미FTA는 구멍 난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이식하려는 실책이다!


구교형(목사, 성서한국 사무총장,

한미FTA기독공대위 집행위원

ku6699@hanmail.net)

 

2009년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아 새 시대를 만들어가야 할 우리 대한민국은 엉뚱하게도 20여 년 뒤로 퇴보하여 권위주의적 개발독재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우니, 모든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한다”는 허울 아래, 양질의 일자리는 전부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놓고, 대운하사업, 부동산 건설 과열 등 해선 안 될 ‘삽질사업’들만 양산해 내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2%를 넘지 않는 부동산 부자들에게는 종부세를 감면해 주고, 과열된 경기 아래 호황을 누리며 확장해 왔던 기득권층에게는 과도한 혜택을 부여했다.


1. 잘못된 경제신화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경제상식에는 근거 없는 신화들이 참 많이 숨어있다.


첫째 신화는 경제성장이 되면 모두가 풍요로워진다는 생각이다. 물론 국민경제의 성장 효과는 결국 사회전반에 파고들어가게 되지만, 주된 혜택이 돌아가는 곳은 한정된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느 계층을 위한 것이냐를 묻지 않는 일반적 성장은 결국 허구의 신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지금 이것이 누구의 성장, 누구의 경제, 누구의 정책이냐’를 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는 결코 국민전체나 서민의 것이 아닌 특권계층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신화는 자유무역을 하면 해당 국가 모두와 대다수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다. 한미FTA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기본적으로 그렇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적 국제무역은 기본적으로 투기적 국제대자본과 이미 기득권을 확보한 기업의 영역은 확대시켜 주나, 영세자본이나 후발주자들에게는 엄청난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특히 단순 경제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는 인간 생명권과 환경적 욕구, 농업의 가치, 국민의 기초생활 보장 등의 정당한 국민적 요구는 희생당하게 마련이다.


2. 한미FTA에 대한 잘못된 전제들


한미FTA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적 사고방식에는 잘못된 전제가 깔려 있다.


첫째, 한미FTA를 반대하면 곧 국제무역을 반대하는 쇄국정책이며, 이는 국제발전을 거부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한미FTA는 결코 우리나라 경제가 나가야할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과중한 무역의존도를 예로 들며 그렇기 때문에라도 미국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연쇄반응은 언제까지나 필요 이상의 무역의존도를 높여 진정한 국민경제 창출을 가로막을 것이다. 건강한 내수시장이 육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 의존적 경제발전구도에 의존하면 할수록 한국경제는 언제까지나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외국경제의 등락에만 울고 웃는 허약함에 노출될 것이다.


우리가 특히 한미FTA를 위험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게 미국적 경제시스템, 즉 이미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한 신자유주의식 경제구조와 발전방식을 국내에 완전 이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출이 얼마 더 늘고 줄고 차원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한미FTA 반대는 쇄국정책도, 경제포기도 결코 아니다.


둘째, 정부는 미국이 한미FTA를 흔쾌히 수용하지 않는 것만 봐도 이 협정은 한국에게 유리하게 타결된 증거라고 말한다. 정말 아전인수다. 그런 근거라면 미국정부에서도 “한국의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국회에 논란이 있는 것만 봐도 이 협정은 미국에게 유리하게 타결된 증거”라고 말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드러난 모습 그대로다. 이 협정에 대한 우리 국민들 반응을 보면 대개 수출업자나 대자본 등은 적극 환영하지만 농민, 노동자 등 주로 서민층은 적극 반대하든지 몹시 불안해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가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한 금융업자나 첨단 서비스부문에서는 적극 환영하지만, 각종 기계 및 제조업 노동자 등 서민층은 불안해한다.


결국 우리나 미국이나 FTA는 대개 기득권층에게는 이득이 되고, 서민들에겐 어려움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시 한미FTA가 누구를 위한 협정인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셋째, 우리는 미국과의 어떠한 무역협상도 거부하는 반미운동을 하자는 게 결코 아니다. 이 협정을 적극 찬성하는 사람들은 협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유독 미국만 싫어하여 대안도 없이 반미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우리는 유독 미국과의 어떠한 협상도 반대하는 반미운동을 하자는 게 아니라, 그저 세계 최대인 미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밀어붙여야 한다는 논리만으로 무리하고 졸속으로 맺어진 이번 협정을 일단 중단하고 정말 필요하다면 제대로 검토하여 다시 시작하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원죄를 갖고 있는 전임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정부는 이 협정에 관한 한 줄기차게 국민들을 속여 왔다. 정부는 이 협정이 이른바 쇠고기 등 4대 선결조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것과 연계된 것이 드러났고, 협정이 맺어진 후에는 어떠한 형태의 수정도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미 추가협상이라는 이름으로 한차례 수정이 이뤄졌고,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의해 재협상 가능성도 예측되지만 여전히 더 이상 변화도 없다는 식으로 스스로 입지를 좁히고 있다.


지금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와 같은 거짓논리에 입각하여 무리한 한미FTA 밀어붙이기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책은 대통령과 정치권에 위임해 준 국민의 대표권을 뛰어넘는 것이며, 결국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쯤에서 거짓된 행보를 중단하고 성실하고 책임 있는 “진정한 경제 살리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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