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월 4일
5 개월의 안식 기간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돌아오기 3일 전에 이미 알고 돌아온 터였지만 막상 폐허처럼 되어버린 집을 돌아보면서 당황하고 경황이 없던 터였는데 저희 집의 소식을 알게 된 후배가 이 곳 저 곳에 소식을 알려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분들의 섬김과 사랑을 받게 되니 그저 송구하면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편 빚을 진 느낌으로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이제껏 다소 많은 부분이 제 능력과 힘으로 살아온 것 같은 저의 환경이 바뀌어 이젠 나로 말미암은 삶이 아니고 온전히 하나님의 뜻과 여러 많은 분들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는 삶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재대신 화관을, 슬픔 대신 희락을 주시는 이 삶이 행복하고 감사가 넘치게 됨을 감히 고백합니다.
일일이 대면하여 인사를 올려야 하나 지면으로 대신함을 너그러이 보아주실 줄 믿습니다.
저희 공동체의 모든 집이 저희들 손으로 지어져 왔듯이 다음 주부터 제 남편과 함께 몇 분으로 구성된 건축 팀이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정말 새롭고 흥분된 마음입니다.
“이전 것은 다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50이 되어가는 이때에 새로운 반전을 이루며 인생의 후반부를 시작하도록 도와주신 여러 선후배 동기들께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빚진 자 정 미진 올림
후기)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생을 살고 싶었는데 이 일들을 겪으면서 원치 않게 의존적으로 되어버린 삶이 버겁게 느껴졌지만
주신 말씀이 있다.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사람들이 띠를 띠우리라'
베드로의 삶이 내게 주어진 것 같다.
이젠 내 도모와 소원이 아니라 그 분의 뜻과 명령이 나를 띠 띠어 가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