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을 사업으로 곰취 하우스 1500평이 마을에 세워지고
마을 주민들 사이에 작목반이 형성되어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저도 제일 작은 하우스 3동을 맡게 되었는데 아시다시피
거의 매일 건축에 매여 있다보니 도무지 가서 돌볼 겨를이 없었어요.
한두번 가서 풀을 뽑는다고 했지만 표도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풀이 얼마나 무섭게 자라는지 비닐하우스 천정까지
키가 자랐습니다.
어제는 모처럼 마음을 먹고 예초기를 들고 새벽예배 끝난 시간에 올라가서
풀을 잘라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우스의 곰취들이 다들 하나같이 시들어 있었어요.
태풍이 온다고 문을 모두 닫아두고 제때 열어주지 않아 떠서 시들어 버린 것이지요.
하지만 풀에 덮여 있던 작은 하우스 곰취들은 여전히 생생하기만 했습니다.
속으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때로는 게으른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너무 깨끗하지 않고 좀 지저분 한 것도 좋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한편으론 다른 일로 분주한 저를 위해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신 것에
감사의 찬양이 흘러나왔습니다.
너무 까탈스럽지 않게
너무 정신없이 살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