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찌하다보니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무거운 눈꺼풀을 어거지로 붙잡아 놓고는 버티었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2002년 11월 성령님이 오순절날 임하시듯 우리 가운데 임하신 이후
공동체는 무서운 속도로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습니다.
식구들 말대로 저는 말도 빠르고 생각도 빨라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그 빠름으로 인해 늘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나보니 성령님이 급하시긴 정말 급하셨나 봅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으려는 농업을 부여잡게 하시고
먼저 이것으로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자 하셨습니다.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으리라'시던
우리 하나님의 첫번째 약속이 얼마나 신실하신지를 우리를 통해
주님은 보여주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리고 양계와 친환경 농업이 자리를 잡게 하시면서
마침내 농업을 통해 선교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중국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미얀마와 다른 곳곳에서
지금 저희 방법대로 하는 양계가 보급되기 시작하게 하시고
양계를 통해 무수한 현지인 사역자들이 자립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농업과 양계는 주님의 말씀대로 건축자들이 버린 돌과 같은 것이었지만
선교에는 성전의 모퉁이돌과 같은 중요한 도구가 됨을 봅니다.
요즘 제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공부하던 일을 새로 시작하려 준비하는 중입니다.
그것은 양돈입니다.
그런데 양돈은 양계와 달리 처음 시작하기 위한 자금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거의 30 배가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모금도 쉽지 않고 돈을 빌리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거기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보은에서는 저희가 하려는 방식의 양돈에 대해
실패한 경험밖에 없다보니 저희가 하려는 방법의 양돈을 인정하려 하지를 않습니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인근 농가로부터 반경 500m 내에는 양돈사를 지을 수 없다는
조례를 입법예고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군청 공무원으로부터 먼저 이 조례에 대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시행시기는 12월이라지만 전화를 받는 순간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이 일을 도우신다는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눈을 뜨고 꿈을 꾸듯 저는 멀리 바라봅니다.
지금 늦은 시간까지 제가 붙잡고 시름하는 이 양돈이 아시아 곳곳에서 사람들을 살리고
땅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며 떡과 함께 복음을 전하는 거룩한 도구로 쓰임받으며
아시아 마을 곳곳에서 웃음꽃이 피고 십자가가 세워지는 것을 말입니다.
다시 창을 열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을 바라보렵니다.
그리고 싸늘한 밤공기를 다시금 긴 호흡으로 들이쉬며
머지 않아 다가올 새벽을 기다리렵니다.
목사님, 사랑하는 강 목사님,
그 새벽
꼭^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