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2006.05.16 21:29

병아리 한 마리

조회 수 3099 추천 수 2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침에 양계장 문을 열고 모이를 주는데


병아리 한 마리가 영 상태가 시원찮아 보였다.


다른 아이들은 모이를 주어먹느라 여념이 없는데


한쪽 구석에 서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손가락으로 슬쩍 밀어 보아도 바둥거리지 않고


힘없이 밀린다.


대게 이런 놈은 밤사이에 몰려서 잠드는 아이들의 특징상


동료들로부터 심하게 압박을 받은 아이다.


이 아이들 들어온지 한 달 조금 넘도록


덤으로 얻어온 아이들까지 한 마리도 죽이지 않고 기르고 있었는데


비실 거리는 병아리를 보는 순간 마음이 헝클어졌다.


조심스레 손에 올려 놓고


한참을 살펴보다가 밖으로 데리고 나와


아침 햇살이 따사롭게 비취는


아직 이슬이 마르지 않은 풀밭에 놓아두었다.


 


일을 다 마치고 잠시 집에 들어가서 성경을 몇 자 읽고 다시 나와서


논에 가다가 혹시나 하고 병아리 놓아 두었던 곳으로 갔는데 없다.


누가 그 사이에 채어났나? 하는데


저기서 삐약거리며 활기차게 돌아다닌다.


나를 보고도 도망가지도 않고 그새 자기에게 밥주는 사람이란걸


기억하는지 똘망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손으로 다시 살포시 잡아 동료들 있는 곳에 넣어 주니 금새 친구들 사이로 사라진다.


생명을 기르는 일은 하나님과 동역하는 참 신비롭고 재미나는 일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0 죽으십시오. 1 무익한 종 2004.11.26 2900
189 개들의 삼각관계 무익한 종 2004.09.25 2901
188 이웃나라 집회 이야기 무익한 종 2005.07.19 2901
187 생명을 살리는 일 2007-01-15 무익한종 2007.09.27 2902
186 양파같은 사울 1 무익한 종 2004.12.04 2904
185 멀리 바라보는 사람들(다니엘10:1~9) 무익한 종 2004.08.30 2911
184 7월 보은서신 2007-07-29 무익한종 2007.09.27 2913
183 아름다운 오월 2007-05-06 무익한종 2007.09.27 2914
182 우리는 그날을 기억할 것입니다(02.11.11) 무익한 종 2003.05.07 2918
181 다시 힘을 내어 밭으로 갑니다. 무익한 종 2004.07.14 2918
180 수확의 기쁨 무익한 종 2005.11.03 2928
179 [re] 초란 두 개와 물고추 84 성수 2004.08.20 2936
178 10월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2 무익한 종 2004.10.07 2936
177 비내리는 밤 2 무익한 종 2005.05.11 2936
176 나도 당신처럼 무익한 종 2005.03.18 2937
175 노가다 하세요? 3 무익한 종 2004.10.18 2945
174 가을 차가운 기운이 어슬렁 거리는 밤에 무익한 종 2004.10.15 2950
173 도지 주는 날들 무익한 종 2004.11.20 2955
172 땀내나는 내 주님의 사랑이여 무익한 종 2005.06.07 2957
171 농업학교 소식 무익한 종 2008.04.17 2963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