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체형은 부친을 별로 닮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는 남보다 왜소하게 생긴 편인데 비해
부친은 흔히 말하는 장군 같은 풍채를 타고 나셨습니다.
손도 크시고 발도 크십니다.
그래서 어릴 때 화를 내시면 정말 무서웠습니다.
어렵게 자라시고, 힘든 세월을 지내신 까닭에
그분 마음에 충만한 사랑을 잘 표현하실 줄을 모르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애정 어린 눈빛, 따스한 손길에서
저는 저를 향한 많은 사랑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부터 저희 3형제를 새벽에 깨워
집 뒤에 있던 골짜기까지 약 한 시간 정도를 산길을 걸어가서
그곳에서 냉수마찰을 하고, 체조를 하게 하셨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습니다.
너무 졸려서 반쯤 눈을 감고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여러 번이지만
그때마다 저를 기다려 주시고, 붙잡아 일으키시던 부친의 손길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기구한 사연들로 얼룩져 가세가 기울어 늘 어려움에 허덕인 까닭에
큰아들에게 특별한 애정과 많은 기대를 가지셨었지요.
그래서 저는 4살 때부터 새벽에 일어나
희미한 백열전등 아래서 회사에서 찢어서 챙겨오신 신문 조각을 따라 읽으며
한글을 깨쳤습니다.
한문도 처음에는 신문으로, 나중엔 천자문과 동몽선습, 명심보감을 가지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친은 저에게 스승이요, 든든한 산과도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술을 드시고 신세를 한탄하시며 어머님과 자주 싸우시고
자녀들을 구타하시던 모습 역시 그분의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도 다른 두 면을 저에게 보여 주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저는 슬픈 눈빛으로 담 뒤로 돌아가셔서 몰래 숨어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을 우연히 보면서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부친을 향한
표출할 수 없었던 분노와 이해 못할 의구심들을 모두 떨쳐 버렸습니다.
나이 어린 저의 눈에 부친은 크신 분만이 아니라
연약한, 안아 드리고 싶은 분이셨습니다.
오늘 부친을 모시고 산 중턱에 있는 어머님 묘소를 찾아갔습니다.
어린 시절 늘 제 앞서 걸으시던 부친이
이제는 저 만치 저의 뒤에서 힘겹게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가다 멈춰 서서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걷기를 여러 번
뒤돌아보는 저의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혔습니다.
오늘은 그분은 꼭 안아드리고 싶었던 날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는 남보다 왜소하게 생긴 편인데 비해
부친은 흔히 말하는 장군 같은 풍채를 타고 나셨습니다.
손도 크시고 발도 크십니다.
그래서 어릴 때 화를 내시면 정말 무서웠습니다.
어렵게 자라시고, 힘든 세월을 지내신 까닭에
그분 마음에 충만한 사랑을 잘 표현하실 줄을 모르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의 애정 어린 눈빛, 따스한 손길에서
저는 저를 향한 많은 사랑을 느끼며 자랐습니다.
국민학교 6학년 때부터 저희 3형제를 새벽에 깨워
집 뒤에 있던 골짜기까지 약 한 시간 정도를 산길을 걸어가서
그곳에서 냉수마찰을 하고, 체조를 하게 하셨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다녔습니다.
너무 졸려서 반쯤 눈을 감고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적도 여러 번이지만
그때마다 저를 기다려 주시고, 붙잡아 일으키시던 부친의 손길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기구한 사연들로 얼룩져 가세가 기울어 늘 어려움에 허덕인 까닭에
큰아들에게 특별한 애정과 많은 기대를 가지셨었지요.
그래서 저는 4살 때부터 새벽에 일어나
희미한 백열전등 아래서 회사에서 찢어서 챙겨오신 신문 조각을 따라 읽으며
한글을 깨쳤습니다.
한문도 처음에는 신문으로, 나중엔 천자문과 동몽선습, 명심보감을 가지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친은 저에게 스승이요, 든든한 산과도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술을 드시고 신세를 한탄하시며 어머님과 자주 싸우시고
자녀들을 구타하시던 모습 역시 그분의 모습이었습니다.
너무도 다른 두 면을 저에게 보여 주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 저는 슬픈 눈빛으로 담 뒤로 돌아가셔서 몰래 숨어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을 우연히 보면서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부친을 향한
표출할 수 없었던 분노와 이해 못할 의구심들을 모두 떨쳐 버렸습니다.
나이 어린 저의 눈에 부친은 크신 분만이 아니라
연약한, 안아 드리고 싶은 분이셨습니다.
오늘 부친을 모시고 산 중턱에 있는 어머님 묘소를 찾아갔습니다.
어린 시절 늘 제 앞서 걸으시던 부친이
이제는 저 만치 저의 뒤에서 힘겹게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가다 멈춰 서서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걷기를 여러 번
뒤돌아보는 저의 눈에는 어느새 이슬이 맺혔습니다.
오늘은 그분은 꼭 안아드리고 싶었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