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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4.11.20 18:24

도지 주는 날들

조회 수 2972 추천 수 2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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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추수가 다 끝나고 마을은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집안 일은 손끝하나 거들지 않던 김씨 어르신도 김장 만큼은 돕습니다.
배추를 뽑아 날라도 주고, 소금물에 절여도 주시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참 정다와 보여 한마디 하니 너털 웃음을 지으십니다.

이맘 때가 되면 마을에는 잘 오지 않던 차들이 간간이 보입니다.
땅을 빌려준 도지를 받기 위해 찾아오시는 차들입니다.
저희도 땅을 다 빌려서 사용하다 보니
빌린 땅을 돈으로 계산해서 드리기도 하고
직접 농사 지은 쌀을 드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농사가 커질수록 그 값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어제는 텃밭을 빌려주신 노씨 어르신이 오셨기에
집으로 모셔다 차도 대접하고 과일도 대접하면서
땅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정중히 말씀을 드리고
내년에도 또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허리를 굽신거리며
부탁을 드렸습니다.

도지를 계산해서 드리는 일도 공동체로서는 허리가 휘는 일이지만
혹시라도 내년에 땅을 못쓰게 하면 어떻하나 하는 고민이 더 큽니다.
누구 땅을 사셔서 저희에게 빌려주실 분 없으신가요
마음놓고 땅에 거름도 넣고 미생물도 배양해서 넣고
기름지게 만들어 좋은 땅을 만들고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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