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onacom.or.kr/xe/files/attach/images/162551/b643c655310c8caf02909277b3d24e77.jpg
종의노래
조회 수 4646 추천 수 438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낮에 점심 먹는 시간이면 공용공간은 시끌벅적합니다.
꼭 시골장터 같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자기들 만의 이야기 꺼리들을 나누며 웃어 대고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각기 재미있는 이야기로,
앉아 있노라면 밥만 먹는 것이 아닙니다.
좁은 공간에 몇 안되는 반찬이지만
웃음도 먹고 기쁨도 먹고 평안도 함께 먹게 됩니다.

요즘 버섯 출하하느라 옥천 농협까지 매일 출퇴근하는
성근 형제가 오늘 신기한 것을 봤다고 눈이 휘둥그래져서 말을 합니다.
자매들까지 다들 귀를 쫑긋 기울이는데
고추밭에 말목을 세우는데 망치로 박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손으로 쑥쑥 꼽고만 다니더라며 너무 신기해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마을 논이나 밭은 온통 돌투성이인지라
같은 고추대를 세워도 망치로도 여간 박지 않으면 제대로 박히지도 않거든요.
다들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는 죽는다고 웃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들어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형제들이 '여기가 아닌게비여' 라며 다들 혀를 끌끌 찼습니다.
산에 둘러쌓여 일조량도 너무짧고 논이라는게 손바닥만해서
우스개 소리로 한 말이었어요.

오늘도 흠모할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논과 밭에서
비를 맞으며 일을 했습니다.
논에 들어가서 어기적 어기적 걸어다니며 손으로
풀을 헤집고 다니니 풀도 풀이지만
미꾸라지, 우렁이, 소금쟁이, 거머리 등 이거 뭐 없는게 없습니다.
흠모할 것은 없어도 품은 넓어 그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이 참 많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이렇게 여기서 살잖아요.
느린 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흙을 밟고 서서 하늘을 보니
여기가 주님의 품인 것만 같아 빙그레 웃습니다.

사실 우리 마을 지도를 펴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팔 벌리신 십자가의 예수님같이 생겼어요. ^^
  • ?
    김창성 2005.06.04 15:52
    다들 식사하시면서 이야기 나누시는것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함께 웃고 있습니다. 돌밭같은 나의 마음에 십자가가 박혀있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1. 땀 흘리신 여러분!

  2. 섬기는 리더쉽

  3. 농촌과 도시(목회와 신학 9월호)

  4. No Image 11Aug
    by 무익한 종
    2005/08/11 by 무익한 종
    Views 3199 

    이별의 슬픔이여

  5. No Image 04Aug
    by 무익한 종
    2005/08/04 by 무익한 종
    Views 3215 

    자기 중심성을 극복하기

  6. No Image 04Aug
    by 무익한 종
    2005/08/04 by 무익한 종
    Views 3035 

    빈 논에 하나님이

  7. No Image 30Jul
    by 무익한 종
    2005/07/30 by 무익한 종
    Views 3062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8. No Image 19Jul
    by 무익한 종
    2005/07/19 by 무익한 종
    Views 2914 

    이웃나라 집회 이야기

  9. No Image 16Jul
    by 무익한 종
    2005/07/16 by 무익한 종
    Views 3054 

    역마살

  10. 횃대를 만들었어요

  11. No Image 23Jun
    by 무익한 종
    2005/06/23 by 무익한 종
    Views 4356 

    공동노동

  12. No Image 07Jun
    by 무익한 종
    2005/06/07 by 무익한 종
    Views 2980 

    땀내나는 내 주님의 사랑이여

  13. 흠모할 만한 것이 하나 없는 내 주님 같은 마을이여

  14. 비를 내리시는 날 논에서

  15. 내 주님의 죽으심 이후에

  16. No Image 19May
    by 무익한 종
    2005/05/19 by 무익한 종
    Views 3005 

    지혜와 이익이 흐르는 물길

  17. 컨테이너와 골함석

  18. 비내리는 밤

  19. 쌀겨를 뿌리고 왔습니다.

  20. 논에 물을 대면서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