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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노래
2003.10.27 22:20

노동의 즐거움

조회 수 2886 추천 수 30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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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을 기르기 위해 하는 일들은 참 많습니다.
입상하기 전에 먼저 환기와 청소를 통해 소독을 하고
폐솜과 볏짚을 잘게 썰은 것을 물과 함께
폐면기라는 기계에 집어 넣고는 골고루 섞어서
버섯이 먹고 자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입상이 끝나고 나면 고열을 가하여
멸균소독을 하고
거기다 종균을 접종합니다.
적절한 환기와 수분을 공급하여
온도와 이산화탄소율, 습도를 맞추어
버섯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 기간을 대게 잠을 재우는 단계라고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배지에 접종한 버섯균들이
하얗게 배지를 먹어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좀더 시간이 흐르게 되면
마침내 스머프 나라에서 자주 보았던
예쁘게 생긴 버섯들이 고개를 내밀게 되고
그러면 온 공동체 식구들이 둘러 앉아서
버섯을 다듬게 되죠.

오늘은 6동의 버섯사 중에서 5동에 입상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물먹은 솜과 볏짚을 담은 박스 180개를 만들어
일일이 손으로 옮기는 일을 하였는데
얼마나 폐솜 먼지가 많이 날리는지
다들 입마개를 하지만 일이 끝나고 나면
목이 컬컬하고 귀와 머리와 드러난 피부들 마다
먼지가 하얗게 묻어있습니다.
9시에 일을 시작했는데 마치고 나니
오후 1시가 되었고 주변 정리를 다 한 후에 식사를 하러
함께 내려갔습니다.

일이 참 힘들수록 함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없으면 당장 그 사람몫의 일을 다른 사람이 떠 맡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한 사람이 더 늘어나면 그만큼 일이 나누어지면서
짐이 가벼워지고 수월해집니다.
오늘은 한 형제가 바깥 볼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왔는데
그 형제가 오실 동안에 다들 정신없이 일을 하다가
그 형제가 도착하여 두 팔을 걷고 일에 달려들자
잠시잠간 동안에 일이 반으로 줄어든듯 몸도 마음도 가뿐해졌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 주님은 날마다 우리들의 짐을 대신 지시는 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동체로 살아가면서 형제의 모습으로 나와 함께 하시며
내 짐을 대신 지시는 예수님을 순간순간 만나게 됩니다.
형제의 땀나는 등을 보면서
멀리서 간식을 들고 오는 자매님의 모습 속에서
내 짐을 대신 지시는 예수님을 봅니다.
그래서 저는 공동체로 사는 것이 참으로 즐겁습니다.
  • profile
    양동현 2003.11.05 15:10
    목사님 저두요~ 요즘 더욱 즐겁습니다.
    목사님 어떻하면 금식하시면서 그렇게 힘을 쓰실수 있읍니까?
    아므레도 우리몰래 도시락을 잡수시는 것 ........
  • ?
    2003.11.06 18:57
    그래요 아무도 모르는 하늘의 양식이 있지요
    먹지 않아도 찬양하며 기도하면 힘이 나지요
    집사님도 그러시잖아요
    사람은 단순히 밥만 먹고 사는거 아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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