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후 미 정보당국에 붙잡혀 비밀 감금
2002년 1월 9일 오전 5시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무하마드 이크발 마드니(28.라디오 아나운서)가 귀가 도중 실종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집앞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 연행됐다. 심야에 미군 소속 걸프스트림 제트기에 실렸으며, 비행기는 그를 싣자마자 곧바로 이집트 카이로를 향해 날아갔다. 이후 그의 가족은 인도네시아 경찰은 물론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사면위원회(AI)와 국제적십자 등에 그의 행방을 수소문 중이다. 적십자는 "마드니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사라진 유령의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 11일자는 "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9.11 이후 미국 정보 당국에 잡혀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유령 수감자(Ghost Prisoner)가 3400명 정도다. 이들은 80여개국에 흩어져 있는 비밀 감호시설에 장기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 같은 예비 검속으로 수많은 테러 공격이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AI 등 국제인권단체는 "아직 어느 누구도 9.11 테러 혐의로 정식 기소된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령 수감자 대부분이 9.11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이들을 수년간 강제 구금하고 있는 행위 자체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관타나모처럼 알려진 시설에 갇힌 사람들의 경우는 그나마 생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알려지지 않은 대부분의 시설에 수용된 인물은 존재 여부조차 알 수 없다"고 인권감시기구 휴먼워치의 리드 브로디는 말했다.
대부분의 비밀 감호시설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인 제3 세계 국가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CIA는 이들을 조사하는 특별신문센터 24곳을 세계 각국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설들은 특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조지 테닛(전 CIA 국장)은 미국 하원 9.11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비밀 감호시설과 신문센터는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이라고만 밝혔다. 미국 상.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들도 이 시설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조차 정확히 어느 수용소에 누가 갇혀 있는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런던=오병상 특파원<ob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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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2 19:13 입력
2002년 1월 9일 오전 5시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무하마드 이크발 마드니(28.라디오 아나운서)가 귀가 도중 실종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집앞에 잠복해 있던 경찰에 연행됐다. 심야에 미군 소속 걸프스트림 제트기에 실렸으며, 비행기는 그를 싣자마자 곧바로 이집트 카이로를 향해 날아갔다. 이후 그의 가족은 인도네시아 경찰은 물론 국제인권기구인 국제사면위원회(AI)와 국제적십자 등에 그의 행방을 수소문 중이다. 적십자는 "마드니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의해 사라진 유령의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영국의 더 타임스 11일자는 "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9.11 이후 미국 정보 당국에 잡혀가 생사를 알 수 없는 유령 수감자(Ghost Prisoner)가 3400명 정도다. 이들은 80여개국에 흩어져 있는 비밀 감호시설에 장기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 같은 예비 검속으로 수많은 테러 공격이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AI 등 국제인권단체는 "아직 어느 누구도 9.11 테러 혐의로 정식 기소된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령 수감자 대부분이 9.11과 직접 관련이 없으며, 이들을 수년간 강제 구금하고 있는 행위 자체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관타나모처럼 알려진 시설에 갇힌 사람들의 경우는 그나마 생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알려지지 않은 대부분의 시설에 수용된 인물은 존재 여부조차 알 수 없다"고 인권감시기구 휴먼워치의 리드 브로디는 말했다.
대부분의 비밀 감호시설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인 제3 세계 국가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CIA는 이들을 조사하는 특별신문센터 24곳을 세계 각국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설들은 특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조지 테닛(전 CIA 국장)은 미국 하원 9.11 진상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비밀 감호시설과 신문센터는 테러와의 전쟁에 필수적"이라고만 밝혔다. 미국 상.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들도 이 시설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백악관 관계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조차 정확히 어느 수용소에 누가 갇혀 있는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런던=오병상 특파원<ob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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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2 19:13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