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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선교의 바른 방향

서  언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한국교회는 조선족 선교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도록 요청 받고 있다. 지난 20세기 한국교회의 조선족선교는 문제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기여한 점도 있었다. 조선족선교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비록 지난 세기의 조선족선교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해도 주안에서 실패는 없다. 과거의 경험은 우리에게 보다 나은, 보다 바른 선교방향을 모색할 것을 요청할 뿐이다. 공과(功過)를 뒤로하고 이제 한국교회는 새로운 페러다임에서 조선족선교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조선족 선교의 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이 발생하였다.
1) 조선족과 한국인의 관계가 이전보다 상당히 서먹하게 되었다. 인간관계가 긴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정한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조선족 선교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선족과 한국인의 관계회복이 무엇다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친밀한 관계가 되면 한국교회의 조선족 선교는 크게 진보할 것이다.
2) 조선족 공동체가 와해 직전에 와 있다. 요녕일보 조선문보 계광현 총편이 사설에서 "새 천년에도 200만 조선족의 력사는 존속될 수 있는가?"를 다룰 만큼 조선족 공동체의 존속여부는 조선족 초미의 관심사이다.
3) 조선족의 거주 형태가 집거(集居: 조선족이 집단적으로 마을을 이루어 사는 것)와 잡거(雜居: 조선족이 한족 등 다른 민족과 더불어 마을을 이루되 1/2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며 사는 것)에서 산거(散居: 조선족이 흩어져 사는 것)에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기왕의 거주지에는 호구만 있고 사람들은 중국의 개방 도시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그래서 10년 전 10여명에 불과하던 도시에 이제는 1-2만 명의 조선족이 거주하는 도시들이 상당수 생겨났다.
4) 조선족의 복음에 대한 수용도가 상당히 낮아졌으며 조선족교회가 정체 내지 쇠퇴해가고 있다.
5) 전도에 주력하던 중국교회의 페러다임이 목양쪽으로 전환되어가고 있다.
조선족선교를 잘 감당하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통일조국의 건설과 북한선교, 북한교회 재건에 크게 유익할 것이다. 또한 중국의 한족선교와 소수민족선교를 수행함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조선족교회와 조선족성도의 헌신이 없었다면 한국교회의 탈북자 사역, 북한선교와 중국선교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I. 조선족 선교의 반성
지난 20세기 한국교회의 조선족선교는 공보다는 과가 컸다. 감격과 뜨거운 사랑으로 조선족선교에 헌신하였으나 조선족선교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면서 좋지 않은 면들이 급격히 부각되었고, 조선족선교의 실패를 자인함과 반성으로 20세기 조선족선교를 마무리짓게 되었다.
한국교회가 조선족선교에 기여한 점은 1) 조선족교회의 재건과 형성에 이모저모로 기여하였다. 2) 조선족교회가 예배처소를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3) 조선족교회 사역자 양성에 미력하나마 기여하였다.
한국교회가 조선족선교에 끼친 해악은 1) 조선족교회가 자생력 있는 토착교회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였다. 2) 조선족교회 사역자들을 종교사업가 내지 종교노동자로 전락시켰다. 3) 조선족교회 사역자와 성도들이 헌신할 기회를 빼앗고 조선족선교의 주역에서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 4) 조선족교회 사역자들이 타락하는데 일주하였다. 5) 조선족의 복음에 대한 수용도를 낮추는데 기여하였다. 6) 조선족을 귀하게 여기기보다 중국선교와 북한선교를 위한 도구로 간주하게 하였다.
현재 조선족교회는 하나님이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와 북한선교를 위해 예비해 놓으신 비장의 그릇에서 처치 곤란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였다. 그리하여 조선족교회는 회복이 시급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II. 조선족 선교의 주체
조선족선교의 주체는 한국교회와 선교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조선족선교는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주체가 되어 주도해 왔다. 그래서 선교현장에서 치유하기 힘든 많은 병리현상을 야기하게 되었다.  

1. 하나님이 조선족선교를 주도하신다.
조선족을 중국 현지에 심으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19세기부터 조선족들로 복음을 접하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세계 초유의 독특한 조선족의 정체성과 정서를 갖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신 중국 건국 이후 수많은 위기 속에서 조선족을 보호하시고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 문을 여셨다. 중국에 개혁. 개방을 하도록 하여 조선족교회가 재건할 수 있도록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이 조선족교회를 성장시켜주셨다. 한중수교를 허락하신 것은 조선족교회를 우뚝 세우고 조선족교회와 함께 사역의 장을 넓혀가라는 뜻이었는데 한국교회가 조선족선교를 주도함으로 조선족교회가 망가지게 된 것이다. 조선족선교가 바르게 수행되려면 하나님이 주도하셔야 한다. 조선족선교를 주도하시도록 하나님을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2. 조선족교회가 조선족선교의 중심이어야 한다.
그 동안 조선족선교의 중심은 불행하게도 한국교회였다. 조선족교회는 한국교회의 눈치만 살피면서 피동적으로 움직였을 뿐이다. 그 결과 중국 정부가 조선족선교에 개입하게 되었고, 조선족교회가 한국교회를 의지하며 자립의지를 잃게 되었고, 조선족교회 사역자들이 한국교회의 고용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조선족교회가 이렇게 된 것은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조선족교회를 주관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족교회는 선교비를 받기 위해 한국교회의 요구와 간섭을 거절할 수 없었다.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조선족교회를 주관함으로 조선족교회 사역자들이 자발적으로 사역에 참여할 의욕도 상실하였고, 실제로 한국교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소신 있게 사역할 수 없게 되었다. 조선족선교의 바른 방향은 조선족교회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3. 한국교회와 선교사는 조선족교회의 동역 자여야 한다.
한국교회와 선교사는 조선족교회와 눈 높이를 맞추어서 교통하고 동역하는 동역 자여야 한다. 조선족교회를 섬기되 주관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인은 대부분 주관자가 되려고 하지 상의하거나 협력하거나 섬기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조선족교회의 동역자가 되고, 동역 자로서 함께 할 때에만 조선족교회가 중심이 되어 조선족선교를 완수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선족교회와 함께 중국선교와 북한선교, 탈북자들의 보호와 인도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III. 조선족 선교의 목표
조선족선교의 방향과 목표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조선족선교에서 추구할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1. 조선족교회가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처음 만났을 때 조선족교회는 첫 사랑에 불타는 전도 양양한 어린 교회였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마지막 시대의 선교를 위한 비장의 그릇이었던 조선족교회가 한국교회를 만나면서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지를 못하고 타락하여갔고, 병들어갔다. 이제 조선족교회는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는커녕 자기 몸도 건사하기 힘들만큼 쇠약해졌다. 조선족교회가 이렇게 쇠약해져 가는 것을 두고보아서는 안 된다. 조선족교회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대로 중국선교와 북한선교를 위한 비장의 그릇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건강한 교회로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조선족선교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목표는 조선족교회의 회복이다. 조선족교회가 하나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회로 회복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조선족선교는 조선족교회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2. 조선족이 복음화 되도록 해야 한다.
조선족 모두가 구원받게 할 능력이 우리에게는 없다. 그러나 조선족이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복음을 듣게 할 수는 있다. 그들이 열린 마음으로 진지하게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복음을 증거하고 설명해야 한다. 조선족이 살고있는 곳은 어느 곳이든지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 그리고 조선족 성도들의 세계관이 하나님-그리스도 중심의 세계관으로 전환되고, 말씀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뀌어져 삶이 복음화 되는 것이 조선족선교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3. 조선족교회가 선교하는 교회로 성장하도록 섬겨야 한다.
조선족교회의 비젼은 선교하는 교회이다. 조선족교회는 중국선교와 북한선교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을 갖추고 있고, 현재 소수의 교회들은 중국선교와 북한선교, 탈북자 보호에 헌신하고 있기도 하다. 조선족교회 전체가 중국선교와 북한선교에 부담을 갖도록 동기를 유발하고, 실제로 선교에 헌신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선교교육과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선교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는 통로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조선족교회가 선교하는 교회로 성숙해갈 때 한국교회의 조선족선교는 성공하는 것이다.

4. 조선족교회가 조선족공동체의 중심이 되도록 섬겨야 한다.
현재 조선족 공동체에서 교회는 중심이 되지 못하고 주변의 종속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교회가 공동체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동체에서 중심이 되지 못하고 주변인으로 머물고 만다면 진정한 토착교회는 요원하다. 교회가 공동체의 중심이 될 때에만 조선족교회가 진정한 조선족의 삶의 중심이 되는 토착교회가 될 것이다.

5. 조선족공동체가 지속되고 번영하도록 섬겨야 한다.
조선족 공동체는 지금 이농현상과 해외 특히 한국으로의 노무송출,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의 감소, 경제적인 피폐, 한족과의 결혼, 조선족 문화의 와해 등으로 인해 존폐의 위기감에 젖어 있다. 조선족 공동체가 와해된다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조선족공동체는 지속되고 번영되어야 한다. 조선족공동체가 길이 지속되고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6. 조선족 공동체와 교회를 끌어갈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러한 조선족 선교의 목표는 한국교회에 의해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족 인재들에 의해 성취되어야 한다. 조선족교회를 이끌어갈 인재의 양성이 조선족선교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조선족교회가 이렇게 라도 된 것은 오애은 목사의 지도력과 헌신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앞으로 오애은과 같은 지도자들이 나오고, 그 이상의 지도자들이 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조선족 공동체를 이끌어갈 올곧은 인재들을 조선족교회가 배출할 수 있도록 섬겨야 한다. 올곧은 인재들이 지도자로 세워진다면 조선족교회와 공동체의 앞날은 소망이 있다.  

IV. 조선족 선교 목표의 실현 방안  
1. 조선족교회는 사역자의 영성과 지도력, 헌신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조선족교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모아야 한다.
1) 사역자의 영성을 위해 그들이 하나님만을 의지하도록 해야 한다. 어느 한족가정교회 영수가 고언 한대로 할 수만 있다면 한국선교사와 교회가 조선족교회에서 철수하여야 한다. 주님만 의지하는 영성이 조선족교회로 자생력 있는 토착교회가 되게 할 것이다.
2) 조선족 사역자들의 지도력의 기본인 정직성과 사역역량의 제고를 추구해야 한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정직한 사역자들이 인정받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리고 사역자들의 사역능력의 제고를 위해 성경, 성경해석 능력, 목회 역량을 갖추어주는데 선교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3) 이제는 사역자로 소명받은 사람만이 사역자로 세워지도록 해야 한다. 평신도 사역자로 헌신할만한 사람을 전임사역자로 세우는 우를 범하지 말자. 신학교육과 훈련도 신중히 하여 필요한 사역자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4) 조선족교회의 사역자와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신앙과 영성, 인격과 지도력, 목회 역량을 갖춘 바울과 바나바와 같은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 그리고 함량미달이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선교사는 재교육이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2. 조선족교회로 조선족의 복음화에 진력하도록 격려하고 지도해야 한다.
조선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조선족교회가 제일 잘 할 수 있다. 조선족교회가 위치한 곳에서는 물론 조선족이 이주하여 거주하는 지역에도 사역자를 파송하거나 그곳에 있는 성도들을 격려하여 조선족을 전도하도록 하여 교회를 세우게 해야 한다. 그래서 조선족교회 중심으로 조선족 복음화를 추구해 나갈 때 조선족 복음화가 진일보하게 될 것이다.

3. 조선족의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되도록 하여야 한다.
조선족은 중국에서, 그리고 방한 중에 동족인 한국인들로부터 마음에 섭섭함을 갖게 되었고, 경제적인 피해와 육체적인 상처를 받았다. 생활의 터전을 잃었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하였으며 가정이 파탄되기도 하였다. 고국과 동족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상처와 배신감이 큰 것을이해해야 한다. 이제는 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격려하고 위로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 일회성이거나 정치적인 접근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섬김이 상처받은 조선족동포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4. 조선족공동체가 지속적으로 번영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조선족공동체가 정체성을 유지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조선족의 교육에 물심양면의 후원을 해야 한다. 특히 언어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것들을 돕고, 조선족 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며, 조선족이 21세기에 적응하여 번영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의 기회와 비용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독실업인들이 헌신하는 마음으로 조선족들을 채용해 주어야 한다. 중국은 한국과 직거래하려고 하기에 어찌하던지 조선족을 배제하려 하고 있다. 문제들이 있다 하더라도 조선족을 사업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정부가 재외동포법의 개정은 물론 출입국 문제에 융통성을 갖고 조선족이 방한하여 어느 정도의 돈을 벌어 중국에서 생활 기반을 잡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5. 조선족교회가 선교에 헌신하도록 동기를 유발하고 격려하며 필요를 채워주어야 한다.
이미 신강이나 서장에까지 가서 한족과 소수민족선교에 헌신하는 조선족 사역자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족교회가 선교에 헌신하도록 동기유발을 하고, 선교훈련을 시키며 파손하고 후원하는 일에 섬기는 자로서 참여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통로가 되어주어야 한다. 북한선교에 헌신하도록 격려하며 북한선교에 헌신하는 조선족교회와 사역자들의 필요를 은밀하게 후원하고 자문에 응해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탈북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며 진로를 안내하도록 격려하며 이 사역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은밀하고 지혜롭게 후원해야 한다.  

결  언
조선족선교는 조선족을 위한 사역이 되어야 하고, 선교적인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상처받은 조선족 동포들을 위로하고 다시 동족으로서의 관계와 친밀함을 회복하도록 마음을 쓰고, 조선족공동체가 중국에서 한(韓)민족과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경제적으로도 번영할 수 있도록 후원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세속화되고 타락한 조선족교회가 영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가 되도록 섬겨야 한다. 조선족교회가 조선족공동체의 중심이 되고, 조선족의 삶의 애환을 돌보며 섬기는 교회가 되며, 선교하는 교회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잘 감당하도록 동역 자로서 격려하고 섬기는 일을 잘 감당한다면 한국교회의 조선족선교에 시온의 대로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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